레고토토 구조조정 의지 큰 대기업 파악 분주

국내 PE 드라이파우더 36조

글로벌 GP 대비 기대치 밑도는 거래 성사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올해 주요 대기업이 인수합병(M&A)에 적극 뛰어드는 대신 레고토토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거나 레고토토 효율화를 위한 계열사 간 합병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재무적투자자(FI)의 한 축인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대기업 의중을 읽고 투자 기회 창출에 분주한 모습이다.

29일 기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 상반기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으나 지난달과 이달 연속 동결을 결정하며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미국 관세 협상 추이 등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는 사이 국내 주요 레고토토의 현금 유동화 의지는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메리츠증권과 손잡고 3조원 규모 LNG 민간발전소 유동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보령LNG터미널 매각도 추진한다. 현재 IMM인베스트먼트와 맥쿼리자산운용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FI가 숏리스트로 추려져 실사를 진행 중이다. SK그룹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역시 매각 대상에 올라 있으며 SK에코플랜트의 종합 환경 자회사 리뉴원과 리뉴어스의 지분 매각은 결정됐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업황 부진을 고려해 부지런히 곳간 채우기에 나섰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에 워터솔루션 레고토토부를 1조40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VIG파트너스에 에스테틱 레고토토부를 2000억원에 처분할 예정이다.

최근 LG생활건강은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해 해태htb(옛 해태음료) 매각을 포함한 음료 레고토토 부문 손질 계획을 공표했다. 썬키스트, 코코팜 등 제품을 판매하는 레고토토부로 2010년 인수한 지 약 15년 만에 매물로 내놨다. 핵심 레고토토인 화장품 부문이 팬데믹 이후 위축됐으나 K뷰티 호황기 속 성장 기회를 잡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아울러 HS효성첨단소재도 타이어스틸코드 레고토토부를 매각해 유동성 확보를 기대 중이다.

레고토토자산 매각뿐 아니라 자체 합병을 통한 수익 기반 정비에도 한창이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물론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합병을 예고했다. 레고토토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별도 법인을 한데 모아 규모의 경제를 이뤄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배터리 제조사 SK온에 윤활유 업체 SK엔무브 합병을 진행 중이다. 전통 자동차 시장 내 수익 기반을 갖춘 SK엔무브와 미래차에 특화된 SK온을 묶어 레고토토 변동성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대레고토토이 신규 M&A보다 기존 자산 재편에 주력하는 과정에서 PE에도 투자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실제 투자 집행 규모는 연초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작년 말 기관전용 PEF 운용사의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약정액)은 36조원으로 대형 거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22년 하반기부터 고금리가 지속되며 M&A 시장 역시 위축됐으나 PE의 출자금 소진 압력으로 인해 거래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정권 교체와 PEF 제도 변동성 등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예상보다 다양한 거래 성사로 이어지진 않는 분위기”라며 “국내 PE는 물밑에서 레고토토의 전략 변화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글로벌 운용사(GP) 중심으로 굵직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PE는 중견·중소레고토토까지 투자처로 낙점하며 한국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 블랙스톤의 준오헤어(8000억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화장품 용기 제조사 삼화(9000억원) 등의 대형 거래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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