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경북 안동시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내 마음대로 사찰여행 비경 100선
사찰은 불교의 공간이면서, 우리 역사와 예술의 유산입니다. 명산의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사찰들은 지역사회의 소중한 관광자원이기도 합니다.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을 얻고자 할 때 우리는 산에 오르고 절을 찾습니다. 헤럴드경제는 빼어난 아름다움과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 100곳을 소개하는 ‘내 마음대로 사찰 여행 비경 100선’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 걸까’를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불교 영화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다. 이 영화가 상영된 이후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을 묻는 농담조 선문답은 지금까지도 회자하고 있다.
노승과 동자승, 떠돌이 스님이 생과 삶에 대한 의문과 고행과 번뇌와 갈등을 선문답으로 나눈 곳이 안동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에 있는 ‘영산암’이었다.
안동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곱 사찰 중 한 곳이기도 해 꼭 찾아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2년여 동안 매주 사찰 순례를 하면서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6곳의 산지 승원은 여러 차례 방문했기에 더더욱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유네스코 등록 사찰은 한국 불교의 무형적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어 세계 유산위원회로부터 인정받은 소중한 유산이다.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또한 고려 초기 건축한 것으로 알려진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 극락전이 있고 지금까지 전란이나 화재의 피해를 겪지 않아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이 공존하는 곳이다.

찾아가 보니 산사의 형태를 잘 갖추고 있긴 하지만 다른 여섯 곳에 비해 작고 아담한 절임에도 역사 문화를 탐방하는 이들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방문했을까’라는 의문은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가곡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의 가사 말을 음미하며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본다.
낙동강 휘감아 도는 천등산 기슭에 살포시 내려앉은 봉황을 찾아 나선다.
강파른 솔 숲길 따라 한걸음 오르니
고색창연한 만세루 허공에 달린 목어가 눈인사를 건넨다.
대웅전 팔작지붕 용마루 청기와 한 장 햇살에 반짝이고
천년의 신비 배흘림기둥에 서서 국화차 향기에 취하니 가슴에 꽃비가 내리네.
봉황이 머문 천년의 향기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가는 길가엔 초가을 향기가 그윽하다. 누렇게 물들어 가는 들녘의 풍성함이 마음까지 풍요롭게 만들고,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줄맨드라미 등 길가의 꽃 잔치는 눈을 즐겁게 한다.

사찰에 들어가는 초입엔 오랜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이 잘 조성돼 있고 일주문을 지나니 진홍색 칸나꽃이 여기저기 길목에서 반겨준다.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鳳停寺)라는 이름은 이곳의 지세(地勢)가 마치 봉황이 머무르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해서 지어졌다는 설, 그리고 의상대사가 영주 부석사에서 종이로 봉황을 만들어 날렸는데 그게 이곳에 떨어져 창건했다는 설 등이 있다.
안동에서 서쪽으로 30여리 떨어진 천등산(天燈山)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이다. 682년(신라 신문왕 2년) 의상대사의 제자 능인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지만 한국전쟁으로 대부분의 자료가 소실돼 창건 이후 사찰 역사는 전하지 않는다.

안동의 명산 천등산(576m)은 원래 ‘대망산’이었는데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창건 설화에서 비롯된 하늘에서 내려온 등(燈) 덕택에 능인대사가 도를 터득해 도승이 됐다고 해 천등산으로 이름을 바꿔 불렀다고 하는 설이 있다. 하늘에서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히고 파랑새가 앞길을 인도해 지금의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자리에 앉는 등 하늘의 등으로 불을 밝혔다고 해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유명세에 비해 절간은 아담하고 고풍스럽다. 극락전과 대웅전 가는 입구의 계단 위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사찰의 출입구 역할을 하는 누각 만세루부터 범상치 않다.
기둥이 오래되고 입구의 소나무와 잘 어우러져 운치가 있는데 지형의 경사를 자연스레 이용해 앞면은 2층이나 뒷면은 단층으로 처리됐다.

아래층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누각 2층 내부에는 덕휘루(德輝樓) 현판이 붙어있고, 법고와 목어, 운판 등 사물들이 특이하게 배치돼 있다.
불자나 관광객 누구나 편히 앉아 쉴 수 있도록 오픈돼 있어 각 방향별로 시원하게 펼쳐진 다른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오래된 고찰이고 국보급 보물들도 많지만 누구나 어느 곳 툇마루 등 편히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준다.

좁은 앞마당 정면에는 대웅전, 좌측에는 ‘화엄강당’이라 현판이 붙은 종무소, 우측에는 요사채로 사용하는 정면 4칸의 겹처마 건물 ‘무량해회’가 자리하고 있어 마당이 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각형 모양으로 정돈이 잘 돼 있다.

대웅전 앞쪽엔 축대를 높이 쌓고 일반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툇마루가 설치돼 있는데 신발을 벗고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웅전 좌측으로 돌아가면 곧바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이라는 극락전이 대웅전보다 훨씬 현대적인 모습으로 있고 그 앞마당엔 고려 중엽의 석탑 양식을 갖춘 3층 석탑이 있다.

그리고 석탑 좌측에는 스님들이 참선하는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는 ‘고금당’이 있다.

고금당은 맞은편의 ‘화엄강당’과 같은 시기, 같은 목수에 의해 지어진 조선 중기 건축양식으로 두 건물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고금당과 연결돼 우화루가 있었다고 하는데 우화루는 해체해 영산암으로 이전됐고 지금은 그 자리에 범종각이 있다.
이것이 아담한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의 전체적인 모습이다.

극락전 앞마당 3층 석탑 앞에는 지나는 불자들과 관광객들이 소원을 비는 돌무더기가 있는데 1999년 4월 21일, 방한 중이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에 방문해 이곳에 돌 하나를 얹고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방문 당시 방명록에 ‘조용한 산사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도 남겼고, 2019년 5월에는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방한 중에 여왕의 방문 코스를 따라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에 들렀다.
왕자 역시 돌무더기에 돌을 얹었고 방명록에 ‘옛 모습을 간직한 산사에서 한국인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음을 느끼고 갑니다’라고 썼다. 여왕과 왕자의 방한 당시 방명록, 사진 자료 등은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대웅전 안에 전시돼 있다.
고 건축 박물관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대웅전과 극락전

삼국시대 건축양식을 내포한 고려 초기 건물인 극락전은 원래 대장전(大藏殿)이라고 불렀다. 앞면 3칸, 옆면 4칸 크기 맞배지붕 건물로 기둥은 배흘림 형태이고 입구 양쪽에는 해인사 대장각에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창문, 살창이 돋보인다.

안쪽 법당에는 2개의 기둥으로 불단을 세워 아미타불을 모시고 그 위로 화려한 닫집을 만들어 불상을 더욱 엄숙하게 꾸몄다.
1972년 극락전을 해체해 복원 공사를 진행할 때 상량문에서 고려시대 1363년에 극락전 지붕을 수리(중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돼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로 인정받아 국보 15호가 됐다. 고 건물로서 1376년에 중수된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이 있었는데 이보다 빠른 것이었다.
우리의 전통 목조건물은 신축 후 지붕을 크게 수리하기까지 통상적으로 100~150년이 지나야 하므로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극락전은 건립연대를 1200년대 초로 추정한 것이다.

건립 연도가 확실하게 알려진 오래된 건물로 예산 수덕사 대웅전(1308년), 황주 성불사 응진전(1327년), 강릉 임영관 삼문 등이 있는데 묵서명이 발견된 시점에서 보면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극락전이 일약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목재를 층층이 쌓아 만든 구조가 명쾌하게 보이는 한국 건축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해방 후 우리 기술로 옛 건축물을 해체 복원한 첫 건축물이다 보니 해체 수리 후 모습이 작위적으로 중국풍으로 복원됐고, 진하게 단청을 새로 입혀 오래된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에선 가장 오래된 건물로 인정받는 극락전이 유명하지만, 건실하고 힘찬 짜임새를 잘 갖추고 있어 고려 말·조선 초 건축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웅전이 필자에겐 더 돋보인다. 대웅전은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의 중심 건물이기도 하고, 국보로 지정될 만큼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다. 건축 그 자체로만 봐도 극락전보다 아름답다.

특히 건물 앞쪽의 툇마루는 여느 사찰의 중심 전각에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정겨움이 있다.
대웅전에는 조선 전기 작품으로 석가모니 본존불과 문수보살, 보현보살이 모셔져 있고 건설 당시의 고려시대 기법의 단청이 잘 남아 있어 고풍스러움을 더해준다.

아미타불이 서방정토에서 설법하는 장면의 ‘대웅전 아미타 설법도’는 1713년에 그린 작품으로 이 또한 보물로 지정됐다.

내부 천장에 우물처럼 파인 닫집에는 왕을 상징하는 다섯 발톱을 가진 용이 그려져 있다고 해 어두운 곳임에도 고개를 들고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는 고려 초의 극락전, 조선 초의 대웅전, 조선 중기의 고금당과 화엄강당, 조선 후기 영산암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 모두가 한자리에 있는 특이한 형상이다. 이는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가 1000여 년 동안 전란이나 재난, 화재의 피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정원조경의 걸작 영산암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동쪽 요사채 뒤쪽 문으로 나가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수줍은 듯 약간 숨어있는 듯한 자리에 불교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영산암이 있다.

배용균 감독이 1989년 제작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년) 촬영지라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동승(2003년), 나랏말싸미(2019년) 등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영산은 부처가 설법하던 영축산을 말한다. 영산암 정문을 겸하는 누각 우화루(雨花樓)는 ‘꽃비가 내리는 누각’이라는 뜻으로 부처가 영축산에서 설법할 때 꽃비가 내렸다는 전설에서 따온 이름이다.
우화루의 좁고 휘어진 문턱을 넘어 들어가니 아담한 미음자(ㅁ)형 마당이 펼쳐진다.

바위 위에 멋스럽게 구부러져 있는 소나무(반송)와 배롱나무, 석등, 화초 등이 어우러져 무심히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어 송암당 넓은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웅진전은 영산암의 주불전으로서 16나한상을 모시고 있으며 벽에 있는 다양한 민화 등이 눈길을 끈다.

마당 좌우의 송암당, 관심당이라 현판이 붙은 전각은 그 툇마루가 우화루 2층 대청마루와 연결돼 흐름이 자연스럽다.

응진전 뒤편에 바짝 붙어 있는 삼성각은 소담하게 자리하고 있어 ‘영산암’은 암자인 듯도 하고, 별서정원인 듯도 해 한국의 10대 정원의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자연 친화적이면서 유교적 생활공간을 닮았다.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를 나오다 보니 인근에 ‘죽헌고택’이라는 푯말이 여기저기 붙어있어 찾아가 보니 한옥 숙소로 이용하는 곳이란다.

140여 년 전인 1886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요인 김가진 선생이 지은 집을 죽헌 이현찬 옹이 인수해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이곳도 미음자(ㅁ)형 마당을 가진 고택이다.
안동은 하회마을, 도산서원, 병산서원, 월영교 등 전통의 향기가 살아 숨 쉬는 소중한 문화자원이 많은 곳이다. 더불어 12m에 이르는 거대한 석불상인 ‘마애여래입상(보물)’도 있으며,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 탄생지로도 주목받는 곳이다.
한눈에 모든 것이 다 들어오는 작은 영산암이지만 툇마루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봉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는 오래된 역사와 많은 국가적 유물을 간직하고 있는 고찰임에도, 무겁지 않고 잠시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까지도 편안하게 품어주는 절집이다.
글·사진 = 정용식 ㈜헤럴드 상무
정리 =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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