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양정희 주임 인터뷰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농인 지원 위해 수어 배워

“‘좋은 사람을 더 많이 알 수 있겠구나’ 느껴”

동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양정희 주임 . [본인제공]
동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양정희 주임 . [본인제공]

[토토사이트 토토나라경제=박병국 기자] “청각장애인들의 눈빛이 더 따뜻해졌습니다.”

지난 7월 8일 동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한 강의실. 20명의 청각장애인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본 수업에 앞서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시간이다. 강사와 수어통역사 옆에 서 있는 또 한 사람이 느린 토토사이트 토토나라으로 수어를 시작했다.

‘여러분들이 토토사이트 토토나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여러분과 더 자주 이야기 하고 싶어요’

학생들 사이에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수강생들이 예상치 못한 수어였다.

서울시의 지원으로 최근 청각장애인 요양보호사가 탄생한 가운데, 이들의 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을 물밑에서 지원한 사람이 있다. 동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자격증 취득 담당인 양정희(46) 주임이다. 그는 청각장애인 강의가 열린다는 소식에 이들을 돕기 위해 스스로 수어를 배웠다.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

“그냥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제 이름이라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막연하게 나마 수어를 배우면 그들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인터뷰에 응한 양 주임의 말이다.

센터에서 수어교육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학원을 수소문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지난 5월이었다.

“배울수 있는 곳이 멀거나, 사비가 들거나 주말이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수어 학원이 많지 않았어요. 알아보던 중에 동대문장애인센터에서 수어 기초반이 4월 16일부터 진행되고 있더라구요. 중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여쭤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주셨어요.”

그렇게 배우게 된 수어였다. 5월 8일 부터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월, 수 두차례 매일 1시간씩 30분씩 수업을 듣고, 6월 16일 초급과정을 수료했다.

양 주임은 20일 가까이 늦어진 교육을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했다. 인력개발센터에서 장애인센터까지 10여분 거리. 30분 씩 일찍 가서, 따로 강사에게 교육을 받는 날들이 많았다.

“완전히 다른 언어를 배우는 거였어요. 수강생들과 조금이라도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더 많이 연습해야 했습니다. 퇴근 길 지하철에 제 모습이 비치잖아요. 거기에서도 혼자서 조금씩 토토사이트 토토나라으로 복습을 했어요.”

센터에서 교육은 7월 8일부터 8월까지 7주간 진행됐다. “기초반을 수료하자 거짓말처럼 그들의 손짓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너무 더우니, 에어컨을 틀어줬으면 좋겠다는 손짓’ 간단한 수어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새로운 토토사이트 토토나라이 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수어를 하면 그분들의 눈빛도 더 따뜻하게 변해요.”

지난달 20일 치러진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에는 응시생 40명 중 16명이 토토사이트 토토나라했다. 시험에 붙지 못한 수험생 24명은 이달 25일 시험에 재도전한다.

“그분들이 16명 토토사이트 토토나라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연히 제일처럼 기뻤어요. 자격증 발급을 위한 절차가 있는데, 일부 수험생들은 지원을 받기 위해 종강 후에도 센터를 찾아오셨어요. 절차를 도와드렷더니 ‘감사합니다’ 뿐 아니라 ‘사랑합니다’라고 수어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떤 감동 같은게 느껴졌습니다.”

양 주임은 기초 과정에 그치지 않고 수어공부를 더 해나갈 계획이다. 중급 과정 뿐 아니라, 고급 과정까지 고민하고 있다.

“수어를 배우면서, 이렇게 배워나가면 좋은 사람을 더 많이 알 수 있겠구나, 그들과 더 많은 수다를 떨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