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지방·설탕·소금이 아니야”…비만의 진짜 원인은 '초가공식품'[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단위 무게당 가장 많은 칼로리를 내는 지방은 격렬한 육체노동과 함께 식사 시간이 길지 않았던 노동자들에게 유용한 에너지원이었다. 하지만 먹거리가 풍족해진 지금은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꺼리는 영양소가 됐다. 여기에 설탕과 소금도 현대인들의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움을 산다. 그렇다면 지방과 설탕, 소금은 인류를 비대하게 하는 원흉들일까. 크리스 반 툴레켄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병원 전문의는 신간 ‘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에서 우리가 지방과 설탕, 소금 등에 과도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요소들은 건강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거나 심혈관질환, 암, 치매 등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문명병이라 할만한 이러한 질환들의 원인으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초가공식품’이다.
2024.10.10 13:24“비키세요!” 러닝동호회의 포효, ‘군중심리’로 푸니 이해되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저녁 시간 한강과 도심 공원 등에서 최소 10명이 넘는 무리가 대오를 맞춰 함께 달린다. “젊은이들이 함께 운동하는 게 활기차 보인다”라는 호평도 잠시, 최근엔 이런 러닝동호회에 미운털이 박혔다. 일부 동호회의 안하무인적 행태로 “혼자서는 눈도 못 마주칠 애들이 무리에 속했다고 운동장 전세 낸 듯 유세떤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실제로 소심하던 사람도 군중에 속하면 한껏 기분이 고양되면서 목소리가 커지는 경험을 한다. 왜 그럴까. 군중심리에 관한 책인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는 이같은 궁금증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책은 130년 전인 1895년 프랑스의 귀스타브 르 봉이 저술한 ‘군중심리’ 프랑스 원전을 완역하고 해설을 덧붙인 최신 한국어판이다. 고전은 영원하며, 인간은 사실 수렵채집 시절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4.10.10 10:29“북유럽 입양이 행운이라고?…나는 외계인이었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세계 아동 수출국’ 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이 널리 알려져도 정작 해외로 입양간 이들의 내러티브는 소거돼 왔다. 한국인 해외입양아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70년대 선진국 덴마크로 입양 보내진 네 명의 저자가 쓴 신간 ‘자기 자신의 목격자들’에는 북유럽과 미국으로 입양을 간 또 다른 한국인 43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선진국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된 이들은 예상 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인 유년기 또는 아동기에 벌어진 해외 입양은 국내 입양과 달리 이들에게 언어, 관습, 문화, 정체성에서 극심한 차이를 겪게 하고 인종차별에 노출시킨다. 책에는 이들 생애 전체가 입양됐을 때의 사진과 현재 모습과 함께 몇 페이지 안 되는 짧은 글로 응축돼 있다. 수십 년의 간극에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서사가 펼쳐진다. 친부모에게, 가족에게, 국가와 사회에게 버림받은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입증하며
2024.10.10 09:55쓰레기에서 ‘인류의 역사’가 보인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인류의 역사는 쓰레기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가 한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한 약 1만 년 전부터 사람들은 필요없는 것들을 버려왔고, 그렇게 모인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도시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쓰레기는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덕분에 대부분의 현대 도시들은 쓰레기 수거 체계와 하수 처리 시설 등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독일의 역사학자인 로만 쾨스터는 신간 ‘쓰레기의 세계사’를 통해 우리가 쓰고 버린 쓰레기에 대한 부작용의 역사를 담담히 써내려 간다. ‘인류 문명의 거울’로서 쓰레기 고고학부터 산업화로 인한 대량 생산과 그에 따른 쓰레기의 폭증, 그리고 이를 가난한 나라로 밀어내는 쓰레기 식민지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역과 시대를 넘나든다. 바야흐로 ‘인류의 더러운 역사’의 요약판이라 할 만하다. 저서에 따르면, 모든 것이 고갈되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증가하는 자
2024.09.26 14:17뉴욕 유명 박물관 들어가려면 ‘나체 여성’이여야 한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여성은 나체여야 하나요?’ 1985년 미국 뉴욕에서 만들어진 단체 ‘게릴라 걸스’는 이런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거리 곳곳에 붙였다. 포스터에는 남성의 시선으로 그려진 작품인 장 도미니크 앵그르의 누드화 ‘그랑 오달리스크’ 패러디물도 담겼다. 이윽고 익명의 미국 여성 미술가로 구성된 이 단체는 눈길을 끄는 통계를 제시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근대 예술가 중 여성은 5% 미만인데, 전시된 나체의 85%가 여성이라는 것. 오늘날에도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품의 10%만이 여성 예술가의 작품이다. 영국의 미술평론가 샬럿 멀린스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동, 아시아를 넘나들며 예술의 역사를 돌아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신간 ‘예술의 역사’에 실린 40가지 이야기는 예술의 거대한 물줄기 속에서 그동안 잊히거나 간과된 작은 물줄기를 주목해
2024.09.26 12:27‘돈’과 ‘성’이 교차토토사이트 은행 조회 ‘몸’…신도시 중산층 부부의 삶을 관통하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모두가 석진과 수미처럼 좋은 식사와 운동을 할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참아내는 식욕과 게으름을, 인내하지 못하는 족속들이 답답했다. 값싼 쾌락을 당겨 누린 대가로 병들고 늘어진 신체를 끌며 자신들을 찾아오는 고객님과 토토사이트님들이 경멸스러웠다. 그런 인간들의 어리석음과 충동성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불려주고, 그 덕에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유기농 아보카도를 사고 피트니스 토토사이트권을 갱신할 수 있는데도.」(소설 ‘시티-뷰’ 중) 우신영 작가의 신간 소설 ‘시티-뷰’를 읽는 독자는 누구든 어느 한 편에 서게 된다. 식욕과 게으름을 참아내며 남들이 선망하는 몸을 갖춘 사람이거나, 아니면 아프고 병든 몸을 임시방편으로 고치려 해도 끝내 실패하고 마는 사람들 중에서 말이다. 그만큼 현대인은 누구나 ‘몸’의 이슈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강박과 불만을 느낀다. 그렇기에 그가
2024.09.26 10:32처음 보는 ‘이 사람’, 다시 만날지 결정되는 시간은 ‘단 30초’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A씨는 오늘 처음 본 사람인데도 뭔가 친숙한 느낌이다. 어디서 본 듯한 이미지에 대화도 편안히 나눌 수 있어 다시 만나보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같은 날 처음 본 B씨는 나와 다른 스타일인 듯 보인다. 어떤 말을 먼저 건네야 할지 망설여져 대화 간간이 침묵이 찾아온다. 누구나 남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A씨가 될 수도, 혹은 만남 자체가 어색하고 불편한 B씨가 될 수도 있다. 이 둘을 가르는 것은 바로 ‘인간적인 매력’. 박기수 한성대 특임교수는 신간 ‘끌리는 이들에겐 이유가 있다’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들은 입사 면접을 보든, 사업을 시작하든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인간적 매력은 타고난 것일까. 저자는 타고난 부분도 있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충분이 얻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30여년 동안 기자, 공무원, 교수 등을 하면서 ‘사람의 향기’를 풍기는 매력적
2024.09.20 14:08맥가이버칼 하나로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훔치다[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스위스 아미 나이프와 앤 캐서린만 있다면 모든 게 가능했다.” 높은 담장을 넘어 각종 진귀한 작품을 훔치는 괴도 뤼팽은 사실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은 아니다. 스테판 브라이트비저는 지난 1994년부터 2001년까지 7년 여간 유럽 전역에서 200여 회에 걸쳐 300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훔쳤다. 그가 도둑질 한 예술품의 금전적 가치는 2조 여원. 가히 ‘실사판 괴도 뤼팽’이라 할만 하다. 논픽션 작가 마이클 핀클은 그의 신작 ‘예술 도둑’을 통해 브라이트비저가 왜 예술품을 그렇게 많이 훔치게 됐는지 알고자 그의 삶을 추적한다. 브라이트비저 및 주변 사람의 인터뷰, 사건 기록, 재판 현장 등 광범위한 취재를 토대로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풀어냈다. 저서에 따르면, 브라이트비저는 우리가 상상하듯 높은 담장을 뛰어넘고 첨단 방범시설을 무력화시키는 ‘대도(大盜)&r
2024.09.05 13:24술은 사회가 허용한 마약…“술에 대한 기대를 버려라”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술은 언제나 일반 마약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것이 마약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고집한다. 사회도 그렇게 여긴다. 그러나 음주자 대다수의 경우 음주는 마약을 흡입하는 것이며, 그 상태는 마약 중독이 분명하다.” 어제 저녁 한 잔했다거나, 오늘 저녁 술약속을 잡아두었다면 너무한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중독치료 전문가이자 건강한 섭식, 중독 치료 등에 관한 베스트셀러 16권을 쓴 제이슨 베일은 신간 ‘술의 배신’에서 “우리는 아주 어려서부터 음주는 좋은 것이고, 정상적인 행위라고 길들여지고 세뇌당했다”며 쐐기를 박는다. 그는 “대다수 음주자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믿는다”며 “사실 술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마약인데 겉으로 용기와 행복, 자신감, 긴장 완화, 스트레스 해소를 해주는 것처럼 보일
2024.09.05 10:56“요즘 생선 안먹지?”…‘어식’(魚食) 문화 알게되면 군침이 ‘싹’[북적book적]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새하얀 접시와 옥돌 위에 얌전하게 올려진 네 점의 오도로(참다랑어의 뱃살)를 보며 침을 꼴깍 삼키는 사이, 빨간 빛깔의 병어조림이 인고의 시간을 같이 한 무 한 토막과 함께 그 옆에서 젓가락을 유혹한다. 겉면을 노릇하게 구어 낸 갈치와 고등어는 게장보다 먼저 나쁜 짓을 시작한 ‘밥도둑’이었다. 이처럼 맛깔나는 생선 요리들이 밥상 위에서 사라지고 있다. 비린내가 나고, 가시도 많은 식재료 특성 때문에 특히 젊은 세대들이 생선을 기피한다. 이에 생선은 노인들만 즐기는 음식이 됐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생선마다 가지고 있는 유구한 역사를 따라가며 그 맛과 요리법을 머리 속에 그리다 보면 내일 점심은 꽁치구이로 할까, 아니면 스시 한 판 먹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부산이 고향인 일본어와 영어 번역가 서영찬은 신간 ‘사카나(생선)와 일본’을 통해 생선요리를 주로 먹는 일본의 어식 문화 이야기를 감칠맛 나게 풀
2024.09.05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