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임명 게임룸 토토홍보원장 정치 편향 논란

채일 게임룸 토토홍보원장 임기 9개월 가량 남아

게임룸 토토, 안규백 취임사에서 ‘내란’ 누락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홍보원 기강 확립을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대통령이 주무부서 장관에게 공개석상에서 특정기관을 지목하며 기강을 잡으라고 지시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임룸 토토 홈페이지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홍보원 기강 확립을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대통령이 주무부서 장관에게 공개석상에서 특정기관을 지목하며 기강을 잡으라고 지시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임룸 토토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안규백 게임룸 토토부 장관에게 게임룸 토토홍보원 기강 확립을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 앞서 새로 임명된 장관들에게 인사말을 권유했고, 안 장관이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안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장관님은, 국방홍보원 게임룸 토토에서 장관님 취임사를 편집해 주요 핵심 메시지를 빼버렸다는데 기강을 잘 잡으셔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하다”며 “게임룸 토토부 장관이 한 취임사를 편집해서 내란 언급을 싹 뺐다고 하더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주무부서 장관에게 공개석상에서, 그것도 국무회의 자리에서 특정기관을 지목하며 기강을 잡으라고 지시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국방홍보원에서 발행하는 국방부 기관지 게임룸 토토가 전날 안 장관의 취임사를 1면에 보도하면서 12·3 비상계엄 관련 언급을 빼는 등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게임룸 토토는 전날 안 장관 취임 소식을 다룬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강군 육성에 진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 장관이 제51대 국방부 장관 취임식에서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체제에 기반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바탕으로 신뢰와 소통, 강력한 힘의 완성을 통해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강군’을 육성하는 데 진력하겠다”고 강조했다며 “관행과 관성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국방의 미래를 그려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는 점을 핵심 요지로 보도했다.

문제는 안 장관이 취임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수차례 강조한 ‘12·3 비상계엄’ 관련 대목은 누락됐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 언론이 안 장관의 “게임룸 토토부와 군은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 “오직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에만 전념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것”, “관성과 관행에서 벗어나 문민통제의 원칙에 따를 것”, “64년 만의 문민 게임룸 토토부 장관”,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군의 존재 이유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신뢰와 군복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메시지에 집중했던 것과 결이 달랐다.

이 때문에 게임룸 토토가 의도적으로 안 장관의 관련 발언을 사실상 폄하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뒤따랐다.

게임룸 토토를 발행하는 국방홍보원의 현 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채일 원장이다.

채 원장은 KBS 기자 출신으로 2022년 20대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로 활동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게임룸 토토부는 채 원장 인사 배경에 대해 “게임룸 토토과 안보 정책 홍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적임자”라고 설명했지만, 채 원장의 기자 시절 후배 폭행 전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채 원장은 현재 정치적 편향 의혹 등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공익신고가 게임룸 토토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다.

이와 관련 채 원장은 지난달 9일 게임룸 토토 1면에 배정됐던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통화 기사를 일부 우파 유튜브 주장을 근거로 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호 게임룸 토토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게임룸 토토홍보원에 대한 감사와 관련 “현재 진행 중이고 언제까지 진행될지 상황을 지켜봐야 된다”며 “감사 내용은 제보 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본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이 직무대리는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지시에 대해선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감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5월 8일 임명된 채 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아직 9개월가량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