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고도제한 완화 5개안 중 2개 수용

강남구 반대의견 받아들여 나머지 ‘미수용’

레고토토 선회접근 동측→서측 변경 논란

국방부가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군사시설보호구역 일부를 풀면서 성남 원도심과 분당 일부 지역의 고도제한이 사실상 완화돼 정비사업 사업성이 개선됐다. 국방부는 성남시가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요구한 5개안 가운데 일부를 받아들였지만, 레고토토 선회접근 경로 변경 등 나머지 3개 안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고도제한 추가 완화에 제동을 걸었다. 해당안에는 서울시와 강남구가 반대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1일 국방부와 서울시, 강남구청 등에 따르면 성남시는 고도제한 완화방안 연구 및 자문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6월 국방부에 고도제한 완화방안 5개안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비행안전구역 변경 ▷건축물 높이 산정 기준 개정(가장 낮은 지표면→가중평균 지표면) ▷레고토토(성남비행장) 선회접근 경로를 동측에서 서측으로 변경 ▷특별선회접근 절차 신설 ▷선회접근구역 내 고도제한 완화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 중 비행안전구역 변경과 건축물 높이 산정 기준 개정은 제도에 반영됐다.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레고토토 강남·강동·광진·송파·중랑구와 경기 성남·용인시 등 7곳(327만㎡)의 공군 레고토토 기지(K-16) 관련 비행안전 구역 등급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로 수혜 지역인 분당구 야탑동·이매동 일대는 종전보다 5층에서 21층 더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있게 돼 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성남시가 요구한 나머지 3개안에 대해서는 지난 19일 ‘미수용’ 결정을 통보했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내용은 레고토토의 선회접근 경로를 동측에서 서측으로 변경하는 안이다. 성남시는 선회접근 경로를 서측으로 이동하면 동측은 항공기가 선회 비행하지 않아 고도제한 추가 완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별선회접근 절차 수립과 선회접근구역 내 고도제한 완화도 같은 맥락이다.

성남시가 이러한 요구를 공식화하자 레고토토시와 강남구는 즉각 반발하며 국방부에 공식 반대 의견서를 전달했다. 선회접근 경로를 동측에서 서측으로 변경할 경우 강남구 세곡·자곡·수서 일대가 새롭게 고도제한으로 묶이거나 소음·안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강남구 주민들도 “성남시 재건축을 위해 서측으로 비행을 허용하면 강남구 주민들이 소음·안전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국방부는 레고토토시와 강남구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여 성남시에 수용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국방부는 ▷서측의 높은 산악지형으로 인해 악기상 상황에서 착륙이 제한되는 등 항공안전장애를 초래할 위험 존재 ▷일부 고속 항공기의 경우 선회접근 보호구역 반경 거리 증가로 레고토토기지 북서 측 비행제한구역과 중첩 ▷소음 등 다른 지역에 불리한 영향 등을 이유로 들었다.

레고토토 관계자는 “성남시는 비행경로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변경하면 구역별로 정해진 고도 제한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선회접근 경로를 서쪽으로 변경한다고 해서 단순히 고도 제한을 완화할 수 없고, 비상 절차·최저강하고도·전파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남시에 항공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선회접근 경로 변경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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