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비트·거래처 토토사이트 포스 ‘시너지’

원화스테이블코인 유력한 1위 후보

플랫폼 블록체인 ‘기와체인’은 잠재력

DEX 진출 포석…웹3 ‘슈퍼 앱’ 가능성도

‘Deep Spot(딥 스폿)’은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슈를 헤럴드경제 데스크(콘텐츠 책임 부서장)의 시선에서 파헤치는 콘텐츠입니다. 최신 이슈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포인트를 질문하고, 이를 상세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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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가상자산 원화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토토사이트 포스 자회사인 토토사이트 포스파이낸셜과 합병 시 일으킬 시너지에 관심이 쏠린다. 업비트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데다 모든 가상자산 라이선스(자격)를 갖춘 만큼 토토사이트 포스 플랫폼을 등에 업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매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매출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고, 토토사이트 포스는 기존 웹2(참여형 인터넷) 기반에서 웹3(탈중앙 인터넷)로 넘어가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연결고리 원화스테이블코인…컨소시엄 러브콜 1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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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를 연결해 줄 연결고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법(가상자산 2단계법)이 마련된 후 토토사이트 포스가 발행 요건을 갖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게 되면 유통(업비트)과 결제(토토사이트 포스)가 이어지는 생태계가 구축된다. 업비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한 뒤 토토사이트 포스라는 시장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에서 결제 수단(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오가는 것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는 이번 거래를 통해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즉,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여 토토사이트 포스페이에 연동하여 스테이블코인의 실물 결제 활용처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결제처 확보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초기에 안착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꼽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더라도 사용할 곳이 없다면 점유율 확보도 어렵기 때문이다. 토토사이트 포스페이라는 결제망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얹히면 네이퍼쇼핑, 토토사이트 포스웹툰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사용될 수 있다. 토토사이트 포스․두나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될 수 있는 시장을 이미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토토사이트 포스의 온라인 커머스 거래액은 지난해 50조원을 기록해 쿠팡에 이어 2위다. 지난해 토토사이트 포스페이 결제액 72조원으로 간편 결제 점유율 1위다. 한 가상자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결제 시스템이 잘 갖춰졌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될 요인은 크지 않다”면서도 “초기 안착을 위해서는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가 바로 갖춰져야 한다. 특히 커머스는 중요한 서비스”라고 했다.

유통망을 확보한 부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도 이미 “1위는 정해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은행, 핀테크, 블록체인사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가진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 참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스테이블코인법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컨소시엄 형태를 유력한 방식으로 예상한다. 당국은 특정 기업에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금융 권력이 집중될 우려를 낮추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곳은 단연 토토사이트 포스 원화거래소다.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다양한 토토사이트 포스이 거래되며 유통되고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향후 참전 기업들이 자체 서비스 안에 원화스테이블코인 얹혀 유통망 역할을 하려 하겠지만 업비트는 이미 토토사이트 포스 계좌를 튼 1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업비트가 접근성 측면에서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1분기 국내 달러스테이블코인 거래액(57조원) 대부분도 업비트에서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양사 합작을 두고 다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시 강력한 1위 후보군 기업이 합쳐지면서 2위 아래 경쟁 구도가 마련됐다고 본다. 한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원화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1등 토토사이트 포스가 하고 2등 업비트가 되는 시나리오는 최악”이라며 “다행히 큰 형(두나무·토토사이트 포스) 둘이 합쳐져 하나의 큰 형이 됐으니 2위 싸움이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토토사이트 포스와 업비트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해당 사업은 오는 2030년 연간 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사업자가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기와체인 통해 DEX까지…블록체인 ‘슈퍼 앱’ 나올까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 2025’에서 오프닝 무대에 올라 두나무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 2025’에서 오프닝 무대에 올라 두나무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매개체라면 잠재력은 자체 개발 중인 블록체인 플랫폼 ‘기와체인’(GIWA CHAIN)이다. 기와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분산형 네트워크)’으로 누구나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웹3 생태계 역할을 한다. 기술 측면에서 보면 기와체인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레이어2 메인넷이다. 이더리움은 레이어1 플랫폼 블록체인으로 솔라나 대비 속도가 떨어지지만 보안성이 강점이다. 기와체인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구축해 안정성을 가져가면서, 거래 처리 속도(초당 2000건)가 빠르고 수수료(1원)가 저렴하다. 거래를 레이어2 블록체인에서 처리한 뒤, 처리 결과를 묶어 레이어1(이더리움)에 올리는 롤업 기술이 적용됐다. 이더리움 기반 플랫폼인 만큼 기존 광범위한 이더리움 생태계와 연결해 사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

두나무가 기와체인을 개발하는 건 웹3 플랫폼을 구축해 탈중앙거래소(DEX) 진출을 위한 작업으로 해석된다. 두나무는 중앙화거래소(CEX) 국내 1위지만 DEX 시장은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토토사이트 포스 시장은 CEX에서 DEX로 움직이고 있다. 더블록(The Block)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DEX 시장 점유율은 25%로 18개월 전(9.3%) 대비 급증했다. 전체 토토사이트 포스 시장의 4분의1을 차지하는 것이다. DEX는 블록체인 금융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록체인 벤처캐피털(VC) 해시드는 2028년께 DEX 시장이 CEX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DEX 시장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주요 거래소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해 DEX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 코인베이스는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 ‘베이스’를 선보였다. 바이낸스는 ‘BNB체인’을 탈중앙화 금융부터 결제, 게임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바이비트는 분리됐던 맨틀(Mantle)을 흡수해 자체 플랫폼 강화에 나서고 있다.

두나무가 DEX로 진출하면 글로벌 토토사이트 포스 거래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경계 없는 탈중앙화 시장에서 코인들이 자유롭게 올라오고 거래되는 식이다. CEX는 ‘고립된 성’이라면 DEX는 모든 것이 연결된 ‘금융 도시’에 비유된다. 웹3를 통해 자유로운 블록체인 금융을 구현한다. 규제가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누구나 5분도 채 안 돼 토큰을 만들고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업비트, 빗썸 등 토토사이트 포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토토사이트 포스은 DEX에서 먼저 발행·유통된 코인들이다. CEX에서 지원하는 토토사이트 포스보다 더 방대한 종류의 토토사이트 포스이 거래되는 건 물론 다양한 레버리지 파생상품 등도 거래된다. 업비트는 국내 이용자만 거래하는 제한된 환경이지만 글로벌 상위 유동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경쟁해볼만하다’는 시장 내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는 기와체인을 업비트와 연동해 이용자층을 확보할 계획이다. 코인베이스도 지난 베이스를 출시한 뒤 코인베이스의 모든 서비스와 베이스 블록체인을 연동시켜 이용자를 확보하는 전략을 펼쳤다.

두나무가 기와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면 탈중앙화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블록체인화시킬 수 있다. 금융은 물론 게임, 메신저 등 다양한 서비스를 기와체인 기반으로 개발해 붙이는 식이다. 시장에서는 코인베이스처럼 플랫폼 블록체인을 앱으로 만들어 웹3 서비스를 제공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코인베이스는 ‘베이스’를 앱을 통해 비트코인 담보 대출 등 다양한 DEX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기와체인이 앱으로 구현돼 블록체인 기반 금융, 메신저 등을 함께 서비스할 경우 블록체인 ‘슈퍼 앱’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두나무는 DEX에서 거래시 필요한 지갑인 ‘기와월렛’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토토사이트 포스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에도 기와체인을 토대로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 플랫폼이 없는 업체들은 플랫폼 블록체인과 협업을 맺어야 하지만, 두나무는 자체 체인을 갖춰 의존도가 낮아진다. 실제 국내 테이블오더 1위 업체 티오더는 ‘수이(Sui)’와 업무협약 체결했다. 수이 생태계에서 티오더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수이의 탈중앙 데이터 솔루션인 ‘월러스’(Walrus)를 연계해 자사 거래·멤버십 데이터를 온체인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디지털자산 수탁사 비댁스(BDACS)는 ‘아발란체(Avalanche)’를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 발행과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