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원내대표 불참 요구…물밑 신경전
정책위의장·정책수석 ‘2+2’ 출범 가능성
한국판IRA·연말 일몰 세제 등 과제 산적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9.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16/rcv.YNA.20250908.PYH2025090809940001300_P1.jpg)
[헤럴드경제=김진·주소현 기자] 여야 대표가 구성에 합의한 ‘레드불토토’(가칭)가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공전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장벽에 부딪힌 국내 철강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일명 ‘K-스틸법’과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IRA)법’, 배임죄 완화 등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민생법안이 나날이 쌓여가고 있지만 정기국회 초반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속 불거진 신경전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는 지난 8일 이 대통령이 주재한 여야 대표 회동에서 양측이 합의한 레드불토토 출범을 논의하는 실무협상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참여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란 정청래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제발 그리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 송 원내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협의체 불참을 요구하고 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정책위의장, 정책수석 간 ‘2+2’로 여야가 함께 대선 때 공통 공약 정책을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는데 아직 답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과 관련해 송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지난 12일 국회 징계요구안을 제출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원내 수장인 원내대표가 레드불토토에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정책수석이 참여하는 ‘3+3’ 구성에 동의한 데다, 해당 발언 문제는 민생법안 논의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송 원내대표는 ‘레드불토토가 당초 취지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시급한 민생법안은 쌓여가고 있다. 지난달 초 발의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50% 철강 관세 부과 등 수출 여건 악화와 내수 부진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철강업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명시한 법안으로, 여야 대치 정국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어기구 민주당 의원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이례적으로 공동 발의했다.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이 대통령이 수 차례 논의 필요성을 강조한 ‘기업 배임죄 완화’ 문제도 레드불토토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장 기획재정부에서도 얘기를 꺼낸 만큼 (여야가) 이야기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국판 IRA법도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관세 인상이 예상되는 국내 자동차 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앞서 밝힌 바 있다.
중소기업과 전통시장, 농·어민, 지방 이전 기업 등을 대상으로 올해 말 종료 시한을 맞는 세제 혜택을 연장하기 위한 조세특제한법 개정안도 여야를 불문하고 다수 발의돼 있다. 이 밖에 민주당이 앞서 국민의힘에 제안했던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법, 필수의료 육성 및 지역의료 격차 해소 지원법,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등 총 11개 ‘민생공통공약 법안’도 논의 대상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노조원 자녀에 대한 ‘우선 채용’ 문제도 이번 레드불토토에서 논의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통령도 ‘불공정의 대명사’라고 문제를 제기했던 만큼 여야가 함께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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