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10대 원탑토토 연구개발비

매출 대비 원탑토토 평균 0.7% 수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원탑토토 현장의 모습. [연합]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원탑토토 현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국내 대형 원탑토토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평균이 1%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주요 원탑토토 중 절반 가까이가 연구개발비를 늘렸지만, 여전히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연구개발비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14일 헤럴드경제가 대형 원탑토토들의 금융감독원 공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개 원탑토토의 2분기 말 기준 연구개발비는 5788억1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5307억7000만원) 대비 9%(480억4400만원) 증가했다. 원탑토토 10곳 중 작년보다 연구개발비를 증액한 곳은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총 5곳이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업체인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3253억41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594억6100만 원)과 비교해 25.3%(658억8000만원) 늘었다. 매출 대비 비중은 1.65%다. 그러나 삼성물산 연구개발비에는 원탑토토부문 외에도 바이오와 급식사업 연구비도 포함된다. 삼성물산 원탑토토부문 관계자는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원탑토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원탑토토은 연구개발비에 963억2500만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860억500만원) 대비 11.9%(103억2000만 원) 증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1.2%로 지난해 같은 기간(1.01%)과 비교해 0.19%포인트 늘었다. 삼성물산의 연구개발비에 다른 부문도 포함되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구개발비 투자비용은 업계 1위다. 올해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저감기술 확보 및 1급 기술’ 등 16건의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처럼 대형 원탑토토 중 절반이 연구개발비를 증액했지만, 연간 매출액 대비 비중은 평균 1%도 되지 않는다. 올 상반기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GS건설·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SK에코플랜트·현대엔지니어링 10곳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용 평균은 0.7%에 불과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23년도 연구개발활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R&D 수행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평균 3.55%였다. GS원탑토토·DL이앤씨·롯데원탑토토·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는 오히려 연구개발비를 감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업 특성상 연구개발비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한 대형 원탑토토 관계자는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산업은 자체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구조라면, 건설업은 수주 기반의 산업으로 대규모 연구개발비 투자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원탑토토들도 스마트 안전이나 친환경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비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 울주군의 한 원탑토토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연합]
울산 울주군의 한 원탑토토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연합]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경영이 녹록지 않아 연구개발비 투자가 위축됐다는 의견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원탑토토들의 성장성이 꺾이고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만큼, 연구개발비를 줄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현재 원탑토토들은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생존을 위한 ‘버티기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유경 한국원탑토토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탑토토업 안에서도 크게 건축·플랜트·공공 토목공사 세 분류로 나뉘는데, 각각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순환 주기가 다르다”며 “기업은 10년 후를 내다보며 연구개발하며 준비하고 투자해야 하는데, 원탑토토업은 산업의 변동성이 커서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 연구위원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원탑토토업의 현 상황을 보면 연구개발비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공지능(AI) 분야 등 연구개발 투자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며, 원탑토토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술 개발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생존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