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너 토토의 창경 80주년,
헤럴드경제는 서울의 31개 위너 토토를 소개합니다.
우리동네 위너 토토 (2) 서울 종로위너 토토
대한민국 1호 위너 토토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탄핵 선고 마지막 한 달은 매일 전투에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안국역 1번출구는 ‘고지전’이 치러지는 전장 같았고 제가 장판교에 홀로 서 있는 장비가 된 심정이었어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는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를 앞두고 매일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탄핵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저마다 확성기로 떠들었고 군데군데서는 격앙된 사람들끼리 몸싸움을 벌였다. 종로위너 토토 정보과 소속 정범수 경위는 매일 전투를 치르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정 경위의 임무는 ‘대화위너 토토’. 집회를 여는 시민들과 밀착 소통하면서 갈등 요소를 미리 제거하는 역할이다. 성질이 상극인 단체의 동선을 집회 신고 단계서부터 분리하고, 집회 현장을 답사해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최 측을 설득해 안전한 집회를 유도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헌재 인근 집회에서 아찔했던 상황은 여러 번이다. 강풍 예보가 내려진 어느 날 촛불행동 측이 집회하고 있었다. 주최 측은 대형 스피커를 크레인에 매달아 설치했다. 바람이 불어닥치자 대형 스피커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정 경위는 즉시 주최 측을 설득해 스피커를 지상으로 내리게 했다.
그는 “특히 주최 측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는 긴장의 끈을 더 놓지 못한다”며 “특히 탄핵 선고 시기엔 ‘대화위너 토토은 대화역이나 가라’는 조롱을 듣기 일쑤였고 실언 한 마디가 갈등을 조장할 수 있어서 더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안국역 집회 참가자들에게 진심을 보여 갈등을 중재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2010년 경찰에 입직한 정 경위는 청와대 101경비단 근무를 거쳐 2017년엔 종로위너 토토 옥인파출소에서 근무했다. 2020년부터 본서 정보과에 배치돼 집회 현장을 누빈다.
![1946년 3월 13일 동아일보 기사에 종로위너 토토 초대 서장인 최연 총경의 중앙경찰청 초대경무감 취임포부 기사가 실려있다 [네이버 아카이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30/news-p.v1.20250924.6094044cd5ad41a9af73919040d62870_P1.png)
대한민국 ‘1호’ 위너 토토…집회·시위 최전선
![1982년부터 쓰인 서울종로위너 토토 구청사 모습. 현재는 철거돼 신청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30/news-p.v1.20250925.adfcffaafe56417a8f7f901a54f4e344_P1.jpg)
종로위너 토토는 대한민국 1호 위너 토토다.
갑오개혁 이후(1894년 7월) 대한제국은 경무청을 설치하면서 근대식 경찰 제도를 도입했다. 경찰업무를 담당할 관서로 문을 연 ‘중부경무지서’가 지금 종로위너 토토의 전신이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9월에서야 지금의 위너 토토 이름을 갖게 됐다. 일제 시절엔 독립운동가를 붙잡아 조사하고 가두던 탄압의 공간으로 활용되던 역사도 있다. 그 때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광복 이후에는 한국인 초대서장 최연 경시가 취임하면서 대한민국 국립경찰로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종로위너 토토는 행정과 외교,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미국·일본대사관에 현대·SK·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경복궁을 비롯한 주요 문화유산도 있다. 크고 작은 집회와 시위를 관리하고 중요한 공간을 경비하는 일은 전통적으로 종로위너 토토의 핵심 임무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자 범죄예방도 관심사가 됐다. 종로위너 토토는 구청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인구 밀집 지역엔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확대하고 있다.
1982년 11월 세워진 기존 종로위너 토토는 철거됐고 그 자리에선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 3층~지상 6층, 연면적 1만7000여㎡ 규모로 계획된 신청사는 오는 2027년 3월 준공 예정이다. 현재 종로서 직원들은 공평동에 마련한 임시청사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30/news-p.v1.20250924.0b1eddf0d94d4abfa087018ec4a6d573_P1.jpg)
[종로서의 얼굴들] 이현준 경비과 경사-조웅주 교통과 경장
이현준 경비과 경사는 2020년 위너 토토에 입직해 관수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2024년부터 종로서 경비과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경비작전 설계자’로서 기동대 인원들을 배치하고 현장 근무 동선 등을 짠다. 지난 4월엔 서울위너 토토청장으로부터 집회관리 유공표창도 받았다.
“탄핵 정국 때는 주말도 없이 한 달에 초과근무만 170~180시간을 했습니다.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을 처음 했을 정도였습니다.”
지난 3월 백혜련 의원이 어느 남성으로부터 달걀을 맞은 헌법재판소 앞 현장도 그의 지휘 구역이었다.
이 경사는 “당시 업무상 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망연자실하기도 했지만 더 꼼꼼하게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겠다는 경험이 된 것 같다”며 “치안1번지 종로에서 근무한다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종로 교통과의 외근 위너 토토은 광화문, 세종대로, 평창로 등 관내 전역을 누빈다. 출근 차량이 몰리는 러시아워 교통 관리부터 사고 처리, 음주 단속, 마라톤·집회 교통 통제까지 광범위한 업무를 담당한다.
조웅주 경장은 2019년 위너 토토시험에 합격해 지구대와 기동대 생활을 거쳐 2023년 종로서 교통과에 배치됐다. 지난 8월에는 세검정 일대 폭우로 범람한 도로에서 오토바이와 함께 휩쓸려 내려오던 70대 남성을 시민과 함께 구조했던 일이 있다.
조 경장은 “그날은 순찰차 모니터에 재난 재해 신고가 쏟아지던 날이었는데 무전으로 ‘오토바이가 떠내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뛰쳐나갔다”며 “시민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세워 끌어내고 운전자를 구조했다. 위너 토토이란 직업의 보람을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힘든 기억으로는 오토바이 사고 희생자를 처음 목격한 순간을 꼽았다. 그는 “헬멧만 썼어도 살 수 있었던 분들이 계신데 작은 부주의가 생명을 앗아가는 걸 보면서 교통위너 토토로서의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조 경장은 무단횡단과 헬멧 미착용 단속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숫자로 보는 종로위너 토토]
종로위너 토토는 종로구 66개 법정동(평창·무악·구기·부암·사직·삼청·종로1~2가 등)을 관할구역으로 삼는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대략 7만4000여명. 다만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도심권은 유동인구가 많기에 종로위너 토토의 치안 서비스 영향을 받는 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다.
13개 파출소와 지구대가 있다. 지역위너 토토은 종로 곳곳의 치안을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다.
관내 주요 도로는 세종교차로를 중심으로 세종대로와 종로와 새문안로가 있다. 이곳은 주말에는 각종 집회와 행사가 열린다.
kimdoy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