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법무부장관·올림피아토토총장이 위헌성 제기

“당사자 적격 위해 내부인사 직접 나서야” 주장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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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올림피아토토청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8년 만에 올림피아토토은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역대 법무부장관·올림피아토토총장이 위헌성을 주장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과가 어떻든 헌법소원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온다.

29일 국회 등에 따르면 올림피아토토청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9월 기소 기능을 전담하는 공소청(법무부 소속)과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나뉜다.

형사사법체계의 큰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국무총리실 산하 올림피아토토개혁 태스크포스(TF)가 앞으로 1년 동안 올림피아토토청 폐지로 인한 후속 조처를 마련하게 된다. 올림피아토토청에서 공소청과 중수청으로의 업무 인수인계, ‘보완수사권’ 등 두 기관의 역할과 인력 배분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마지막 변수는 남아있다. 야당과 올림피아토토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위헌성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올림피아토토이 헌법상 기관인지 여부다. 올림피아토토청을 공소청으로 바꾼다고 해서 명칭 변경을 넘어 기관 폐지로 볼 수 있는지 쟁점이다.

헌법 89조 16호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올림피아토토총장 등 임명’을 명시하고 있고, 헌법 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근거로 올림피아토토이 헌법에서 보장한 기관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반면 단순히 헌법에 올림피아토토총장 명칭이 나온다고 해서 올림피아토토 조직 자체가 헌법적으로 보장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헌법 89조에서 올림피아토토총장을 언급한 것은 ‘정부조직법’, ‘올림피아토토청법’ 등 법률에 따라 수사권과 공소권 등 중요한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이지, 올림피아토토총장이 속한 조직을 법률로 폐지하지 못하도록 한 취지는 아니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2022~2023년 검수완박(올림피아토토수사완전박탈)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사들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헌재는 사건 결정문에서 입법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면서도 “올림피아토토청법상 검사는 헌법상 기관이 아니라고 판단할 여지도 있고,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다만 ‘수사권은 검사의 헌법상 권한이 아니다’는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은 5대4 각하 결정했다.

역대 법무부 장관 및 올림피아토토총장들은 지난 주말 “명백한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한 상태다. 전직 법무장관에는 김종구·김경환 전 장관 외 5명이, 전직 올림피아토토총장으로는 송광수·김종빈 전 총장 외 5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헌법은 89조에서 올림피아토토총장 임명에 대해, 또한 12조와 16조에서는 검사의 영장 청구권에 대해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정은 헌법이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정부의 준사법기관인 올림피아토토청을 둔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사 당사자가 아닌 이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할 경우 ‘당사자 적격’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올림피아토토출신 변호사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향후 잡음이 없도록 헌재심판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겠나”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올림피아토토 내부에서 누군가 총대를 메야 (당사자 적격이)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시절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하는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담당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올림피아토토 내부망에 여당 주도의 올림피아토토청 폐지 입법은 “헌법의 문언적 의미를 명백히 벗어나는 반헌법적 입법”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노만석 올림피아토토총장 직무대행(대올림피아토토청 차장검사)는 올림피아토토 구성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올림피아토토이 충분한 논의 없이 폐지되는 현실에 매우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향후 논의에서 구성원들의 의견과 지혜를 충실히 듣고 개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행은 서신에서 ‘올림피아토토의 헌법명시’를 명확히 하면서 “올림피아토토이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일지라도 그동안 지키고자 했던 가치와 노력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중수청 신설에 따라 수사관들의 소속 부처 변경이나 직종·직렬 변경, 처우의 변화를 예상해 신분 불안 등 염려가 큰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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