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법·지역화폐법·지방교육법 등

속속 국회 상임위 심사·표결 처리

상법 보완 이어 온플법 패스트트랙 요구

野 17명 장관 후보자 ‘송곳 검증’ 예고

“제보 달라”…매머드 검증단 발족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가 본회의 개의 지연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가 본회의 개의 지연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재의요구권(토토사이트) 행사로 폐기됐던 법안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순위였던 3대 특검법, 추가경정예산(추경), 국무총리 인준 등이 처리되면서 토토사이트 행사 법안 처리로 눈을 돌린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구성을 앞두고 장관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토토사이트권에 따르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데 이어 ▷KBS·MBC·EBS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지역화폐 재정을 국가가 보조하도록 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고교 무상교육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이 줄줄이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간사와 만찬에서 토토사이트 행사로 폐기됐던 법안들의 처리를 주문했다고 한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8일) KBS라디오에서 “민생에 직결된 법안들이 오랫동안 국회에서 공전하고, 심지어 전 정부에서 토토사이트까지 행사됐는데 이런 법들이 신속하게 처리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명시적인 주문이 나오면서 토토사이트 행사 법안 처리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가 7월에 (처리) 하려는 것은 (이 대통령이) 이미 대표이실 때 성안한 법안들이다. 토토사이트으로 통과되지 않은 법안들이 많이 있다”며 “(이 대통령이) 논란있는 법안은 여야 합의를 하라는 얘기는 안 하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토토사이트 행사 법안 중 가장 진척이 빠른 건 방송3법이다.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7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찬성 11인, 반대 3인으로 가결됐다. 방송3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를 늘리고 외부에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보도편성위원회,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도입 등도 포함돼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전날 법안심사소위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방자치단체에 지원을 의무화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 교육위원회도 전체회의를 열어 고교 무상교육의 국가 지원을 2024년에서 2027년으로 연장하는 지방굥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두 법안은 정부 재정 부담, 지자체 자치권 훼손 등을 이유로 과거 토토사이트이 행사됐었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상법의 추가 개정도 이달 중 추진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에서 발의된 개정안에 포함됐으나 여야 협상을 거치며 제외됐던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이 대상이다. 업계 의견을 수렴해 보완 입법을 추진하는 데까지 여야가 합의한 만큼 지체하지 않겠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업계에서 요구하는 배임죄 완화를 비롯해 대통령 공약이었던 자사주 소각 등까지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도 민주당이 주시하는 민생 개혁 입법이다. 여야 합의를 건너뛰고 곧장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남근 민주당 민생부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점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갑질 문제로 지금 수많은 자영업자가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플랫폼 문제 해결 없는 민생회복소비쿠폰의 효과는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경쟁 내 공정경쟁 질서 구축을 통한 자국민과 이용자 보호 추세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의석 수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국민의힘은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반격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를 단장으로 하고 16개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가 참여하는 ‘이재명 정부 인사참사 국민검증단’을 정식 발족했다. 유상범 단장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청문회를 거치면서 보여준 검증에 협조하지 않는 태도가 장관 후보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제 국민들과 검증하겠다. 국민들께서 필요한 제보를 주셔서 철저하게 검증하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부처는 총 19곳 중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제외한 17곳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정은경(보건복지부)·강선우(여성가족부)·한성숙(중소벤처기업부) 등 다수의 장관 후보자들을 겨냥한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정동영(통일부)·정은경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의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이 밖에 국회 법제사법위에선 오영준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예정됐다. 국민의힘은 진보 성향 법관 모임에서 활동했던 두 후보자의 과거 이력 등을 문제삼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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