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토토 증여, 조건부터 확인하세요
특례 신청했더니 되레 세금 폭탄
증여 후 사업자등록...순서 틀리면 특례 탈락
사후 요건 하나만 어겨도 세금·가산세 부과
폐업 후 다시 개업하면 특례 받을 수 있을까
![2023년 초 식당 창업을 준비하던 나세상 씨는 잔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해 5억원을 증여받았다. 그는 알파벳 토토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하면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1억원이 넘는 고지서를 받은 것. 세상 씨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0/news-p.v1.20250710.da7114bd2441425ea8859c3085884f3e_P1.png)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이제는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상속세나 증여세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엔 남 얘기 같아도 이웃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내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절세의 힌트를 자연스럽게 얻게 될 거예요.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아버지께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해야 겠어. 알파벳 토토 증여는 5억원까지 세금도 안 내니깐.
#. 2023년 연초 나세상(34세) 씨는 식당 창업을 앞두고 가장 큰 난관에 부딪혔다. 인테리어는 시작됐고 주방 장비 계약도 모두 마쳤다. 하지만 아직 잔금을 치루지 못한 것. 결국 세상 씨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 해 3월 아버지는 선뜻 현금 5억원을 마련해줬다. ‘알파벳 토토 증여세 과세특례’를 신청하면 5억원까지는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우여곡절 끝에 2024년 12월, 세상 씨는 사업자등록도 마치고 가게 첫 손님도 받았다. 아버지가 준 자금으로 그동안 쌓였던 자영업자 대출부터 털어내니 마음도 놓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로 1억원의 증여세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증여일로부터 2년 이내 창업했고 돈도 다 썼는데, 왜 세금을 내라는 거지? ’ 초보 사장님 세상 씨가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고 세금전문가 ‘국세언니’를 찾아갔다.
Q. 창업하는 자녀에게 최대 5억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A. 네,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모에게서 돈을 증여받으면 10%에서 최대 50%까지 누진세율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알파벳 토토의 경우 예외인데요. 18세 이상인 자녀가 창업할 목적으로 60세 이상의 부모로부터 창업 자금을 증여받았을 경우 특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알파벳 토토 최대 50억원(10명 이상 고용 시 100억원)까지 5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고, 남은 금액에 대해 단일 10% 세율만 적용해 세금을 아낄 수 있어요. 알파벳 토토 특례를 받을 땐 증여세 신고세액공제(3%)를 따로 받을 수 없지만 이미 이 혜택만으로 세금을 크게 아낄 수 있지요.
만약 세상 씨가 아버지로부터 5억원을 일반 증여로 받았다면 7760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알파벳 토토 증여특례를 적용받으면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절세 혜택이 큰 만큼 사후관리 요건은 매우 엄격한 편입니다. 증여받은 날로부터 2년 내 창업해야 하고 4년 이내에 알파벳 토토을 모두 정해진 사용처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Q. 여기서 말하는 창업일은 정확히 어떤 날짜를 기준으로 하나요?
A. 이때 창업 시점은 회사를 세우거나 가게 문을 여는 날이 아니라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한 날짜를 기준으로 합니다. 부동산 임대업, 도소매업, 전문서비스업(변호사·변리사·회계사) 등 일부 제한을 둔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은 특례 적용이 가능합니다.
순서도 중요해요. 반드시 먼저 증여를 받은 다음에 사업자등록(창업)을 해야 알파벳 토토 특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자등록을 먼저 한 뒤에 돈을 증여받으면 그 돈이 아무리 창업에 쓰였더라도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참고로 2년 안에 창업을 완료한 자녀가 같은 사업에 쓰려고 또 한 번 자금을 증여받는 경우 역시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라도 받은 돈은 4년 안에 전부 사업 목적에 맞게 모두 소진해야 가산세 등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Q. 창업할 때 현금 말고 부동산을 증여받아도 알파벳 토토 증여세 특례를 받을 수 있나요?
A. 부동산은 알파벳 토토 특례 대상이 아닙니다. 이 특례는 양도소득세가 붙지 않는 자산만 인정돼요.부동산은 팔 때 양도세가 발생하기 때문에 알파벳 토토 목적으로 증여해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특례가 적용되는 자산에는 현금, 예금, 소액주주가 보유한 상장주식, 국공채나 회사채 같은 채권 등이 포함됩니다.
Q. 아버지로부터 받은 알파벳 토토은 5억원을 넘지 않은 데다 2년 내 창업까지 다 마친 걸요. 그런데도 왜 증여세가 1억원 넘게 나왔을까요.
A. 알파벳 토토 특례는 혜택이 큰 대신 지켜야 할 조건도 많습니다. 이 요건을 어기면 일반 증여세나 상속세가 다시 부과되고 그동안 미뤄진 세금에 대한 이자(하루 0.022%)까지 붙습니다.
세상 씨의 경우, 안타깝지만 알파벳 토토 사용처에 부합하지 않아 세금을 추징당한 사례입니다. 이 특례는 단순히 ‘창업에 쓰는 돈’이면 다 되는 게 아니라 사업용 자산 구입, 임대료, 인건비처럼 창업에 직접 쓰는 경우에만 인정되기 때문이죠.
창업 후 받은 대출을 갚는 데 사용한 경우는 알파벳 토토 증여세 특례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세상 씨는 일반 증여로 전환되면서 증여 공제도 5억원(특례)에서 5000만원(일반)으로 확 줄어들고, 세율도 더 높은 20%를 적용받은 것이죠.
여기에 신고불성실가산세(1600만원), 납부불성실가산세(1290만원)까지 2890만원 상당의 가산세까지 붙었습니다. 알파벳 토토 증여 특례 사용처에 맞게 썼다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지만, 총 1억890만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부담하게 된 것죠.

Q. 알파벳 토토 증여세 특례는 신청 자체보다 사후 관리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세금 아끼려다 저처럼 가산세까지 맞을 수도 있겠네요.
A. 네, 맞습니다. 처음 신청할 때 ‘신고 기한’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기한을 놓치면, 애초에 특례 적용 자체가 불가능하거든요.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증여세 과세표준신고서’와 ‘알파벳 토토 특례신청 및 사용내역서’ 서류들을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10명 이상을 새로 고용했다면 신규 고용명세서도 함께 내야 합니다.
신청 후에는 특례 취지에 잘 맞게 썼는지도 꼼꼼하게 증빙해야 해요. 알파벳 토토 증여세 과세특례는 사후관리 의무가 따르는 제도이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창업일이 속한 연도부터 4년 동안 매년 ‘알파벳 토토 사용명세서’를 내야 합니다. 첫 제출 시점은 창업한 달의 다음 달 말일까지, 그 이후에는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기한(5월 말까지)에 맞춰 제출하면 됩니다.
특히 증여받은 창업 자금 내역, 창업 자금의 사용 내역,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 사항들을 잘 챙겨두세요.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내용이 불분명할 경우 별도로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Q. 저처럼 알파벳 토토 특례를 받았더라도 사후관리가 부족해 세금을 다시 내게 되는 대표적인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실제로 알파벳 토토 특례를 받은 뒤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세금이 다시 부과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증여받고 2년 안에 창업하지 않으면 전체 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다시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부동산 임대업과 같이 미허용 업종으로 창업한 경우, 사용된 자금에 대해 과세됩니다.
창업을 마친 뒤 추가로 자금을 증여받아도 기존 사업과 무관한 용도로 쓰면 안 됩니다. 증여일로부터 4년 안에 자금을 다 쓰지 않거나 목적 외로 사용한 부분도 과세 대상입니다. 창업 이후 10년 안에 폐업·휴업하거나 수증자가 사망하면, 자금 전체 또는 가치 증가분까지 과세됩니다.
이처럼 요건을 위반하면 증여세나 상속세가 다시 계산될 뿐 아니라, 그동안 미뤄졌던 세금에는 하루 0.022%의 이자까지 가산되기 때문에 사후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Q. 폐업했던 사업을 다시 개업하는 경우에도 알파벳 토토 증여세 특례를 받을 수 있나요?
A. 예전에 했던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건 새로운 창업으로 인정되지 않아서 특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식당을 하다가 폐업한 뒤 다시 같은 식당을 열면 창업이 아니라 ‘재개업’으로 보는 것이죠.
또한 기존 사업을 합병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업을 넘겨받거나 예전에 쓰던 기계나 설비를 다시 사서 시작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해요. 특히 예전 자산이 전체 사업 자산의 30%를 넘으면 이 역시 ‘새로운 창업’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개인사업을 법인으로 바꾸는 경우 ▷업종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경우 ▷창업 전에 이미 하던 사업에 자금을 보태는 경우 등 모두 ‘처음 시작하는 창업’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Q. 알파벳 토토 증여세 특례를 적용받으면 일반 증여와 상속에서 어떤 차이가 생기나요?
A. 일반적으로는 상속이 발생했을 때 10년 안에 증여받은 재산만 상속세 계산에 포함되죠.
하지만 알파벳 토토 특례를 적용받은 자금은 예외예요. 언제 증여받았든 상속세 계산에 반드시 포함됩니다. 즉, 세금을 미뤄주는 효과는 있지만 면제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알파벳 토토과 일반 증여는 별도로 따로 계산돼요. 알파벳 토토은 알파벳 토토끼리, 일반 증여는 일반 증여끼리 따로 상속세에 합산됩니다. 또한 알파벳 토토 특례와 가업승계 특례는 동시에 받을 수 없고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합니다.
[유혜림 기자 / 김혜리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세무컨설팅팀 세무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