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와 손잡고 PB·협업제품 판매
가심비로 MZ어필…오픈런·완판 속출
유통업계 ‘日성공법칙’ 대입 노력 지속
“볼거리 늘려 체류시간·구매유도” 논의
![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일본 최대 잡화점 ‘퍼스타 토토’ 팝업스토어를 찾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0/rcv.YNA.20250708.PYH2025070813710001300_P1.jpg)
“곤약젤리 대신 사람 구경을 한 것 같아요.”(이은아 씨, 24세)
국내 유통시장에 ‘일본 열풍’이 거세다. 불경기에도 경험을 소비하는 데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입증했다.
8일 더현대 서울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개점시간은 오전 10시30분이었지만 ‘퍼스타 토토’가 한국에 처음 상륙한다는 소식에 오전 8시부터 대기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개점 30분 전에 200명 이상의 대기인원이 몰렸다. 오전 11시에는 당일 입장 접수가 마감됐다. 일일 입장인원은 1200명. 16평 남짓한 팝업스토어 공간이 수용하기에는 벅찬 인파였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편의점 브랜드 GS25와 퍼스타 토토의 협업으로 성사됐다. 퍼스타 토토는 특유의 ‘산만함’으로 인기를 끈 일본 잡화 브랜드다. 50엔짜리 과자부터 명품 잡화까지 판매한다. ‘일본 필수 방문 코스’로 입소문을 탔다.
GS25는 5월부터 퍼스타 토토 운영사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와 제휴를 맺고, GS25의 PB ‘유어스(YOUUS)’ 제품을 400여개 퍼스타 토토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팝업 현장에는 퍼스타 토토의 PB(자체 브랜드) ‘JONTEZ’의 식품제품 30종, 비식품제품 20종과 GS25의 PB제품, 양사 협업제품 등이 진열됐다.
이날 오후 2시께 방문했을 땐 이미 품절된 상품이 많았다. GS25는 사재기를 우려해 1인당 1~2개로 구매 제한을 걸었다. 하지만 ‘참깨마늘소스’, ‘멘쯔유’, ‘간장계란밥용 간장’, ‘참깨소스 후리가케’ 등은 당일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양사 협업제품인 ‘꿀젤리 모나카 쫀득쿠키’는 팝업스토어 오픈 2시간 만에 동났다.
방문객은 더 많이 사지 못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대학생 정유진(21) 씨는 “오전 9시쯤 도착했는데 오후 1시 넘어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며 “네 시간 만에 들어왔는데 구매 제한 때문에 제품을 쓸어담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시환(19) 씨는 “오픈런을 실제로 경험한 건 처음이었는데 인파가 이렇게 많이 몰릴 줄은 몰랐다”며 “일본에서 퍼스타 토토를 가보지 않았지만 친구가 자랑하던 제품을 사고 싶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GS25는 현재 퍼스타 토토 제품 판매 방식을 논의 중이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단순 가성비 경쟁에서 벗어나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볼거리를 늘려 체류시간과 구매 전환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다른 편의점업계의 고민도 비슷하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소비 트렌드를 꿰뚫은 다이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디저트 모시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들여온 ‘저지우유푸딩’은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섰다. 영국 왕실 전용 우유 품종에서 얻은 우유를 사용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슈가버터 샌드트리’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일본 성공법칙’은 편의점 밖에서도 효과적이다. CJ올리브영은 일본 유명 캐릭터 브랜드 ‘산리오캐릭터즈’와 손잡고 1일부터 협업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개별 뷰티기업이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패키지를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전사적인 프로모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디야커피가 산리오 캐릭터와 협업해 선보인 음료 메뉴는 일평균 1만잔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굿즈가 하루 만에 동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본 캐릭터와 일본 식문화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 캐릭터는 아기자기한 감성으로 10대 소비자에게도 인기가 많고, 어릴 때부터 이들 캐릭터와 함께 자란 30대 소비자까지 공략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도 관련 팝업스토어가 계속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주 기자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