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사이트 러쉬 금기’ 지난지 오래...바이브 안 맞으면 바로 토토사이트 러쉬”

주된 사유도 ‘불륜’ 아닌 ‘가스라이팅’…정신건강 가장 중요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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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2021년, 시애틀에 사는 바이올리니스트 키라 벤슨(27)은 토토사이트 러쉬을 결심했다. 두 해 동안 이어온 ‘라벤더 결혼(lavender marriage·성적 지향 등을 고려한 비전통적 혼인관계)’을 끝내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벤슨은 토토사이트 러쉬을 앞두고 치료사와 상담을 받았고 “토토사이트 러쉬이 좋은 결정”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퀴어 연대 차원에서 남편의 ‘정부(情婦)’에게도 상황을 알렸다. 합법적 결혼이 아닌 ‘동거 파트너십’ 형태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든 미국 Z세대들이 정신 건강을 지키거나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토토사이트 러쉬을 선택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토토사이트 러쉬 사실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당당히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미셸 얀스(28)는 자신의 채널 설명에 “나는 토토사이트 러쉬 후 사랑을 찾았다”라는 문구를 자주 넣는다. 지난해 재혼했지만 “토토사이트 러쉬녀라는 정체성은 여전히 내 중요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NYT는 미국 Z세대에게 토토사이트 러쉬 더 이상 스캔들이 아니라 ‘리브랜딩’의 성격을 띤다고 전했다. 이들이 영감을 얻는 ‘이혼 아이콘’으로는 배우 소피 터너와 모델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가 꼽힌다. 라타이코프스키는 결혼반지를 녹여 ‘이혼 반지’를 만들었고, 두 사람 모두 이혼 후 “새롭고 온전히 자신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라타이코프스키의 변호를 맡았던 재키 콤스(37)는 “토토사이트 러쉬의 금기는 이미 사라졌다”며 “이제는 죄책감 대신 새로운 인생의 챕터로 보는 시각이 주류”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Z세대는 결단력이 강하고, 소셜미디어 세상에서 살아 모든 걸 스토리텔링화한다. 그래서 이전 세대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솔직하다”고 덧붙였다.

얀스 역시 “SNS 덕분에 다른 삶의 방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어 결정을 내리기가 한결 쉬워졌다”며 “메인 주에서 요트 생활을 하는 사람, 뉴욕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 등 다양한 삶이 눈앞에 펼쳐지니 ‘나도 저런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상상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과거 세대의 주요 이혼 사유가 불륜이었다면, Z세대의 토토사이트 러쉬 훨씬 미묘하다. 버지니아주 변호사 그랜트 모허는 “요즘은 ‘사랑의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가 많다”며 “불륜은 드물고 대신 정신적 안녕이 핵심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스라이팅, 나르시시스트 같은 용어가 흔히 등장한다”며 “실제로는 단순한 이기적 행동일 때도 많다”고 말했다. 아직 20대라 나눌 재산은 적지만 학자금 빚이나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이 문제 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절차도 빠른 편이다.

겉보기엔 쿨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당사자에게 토토사이트 러쉬 여전히 인생의 큰 전환점이다. 얀스는 “토토사이트 러쉬 돌이킬 수 없고 비용도 많이 들며, 삶 전체가 달라진다”며 “가볍게 여길 일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