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기 한파, 생육기 폭염…기후변화 맞은 사이다토토밭

사이다토토 생산량 10% 감소·재배면적 축소 ‘이중고’

“기후 스마트 농업 전환 시급…품종 개량도 고려”

지난달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이다토토를 고르고 있다.  [연합]
지난달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이다토토를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기후 변화로 사이다토토 가격이 뛰고 있다. 파종 시기에는 저온, 생육기에는 고온과 가뭄이 겹치며 수확량이 줄고 품질이 떨어졌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사이다토토 20㎏ 특등급 기준 가락시장 경락 도매가격은 4만4794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9.55% 오른 가격이다. 소매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2일 거래된 사이다토토 100g 가격은 373원으로, 전년 대비 15.12% 뛰었다.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10.68% 올랐다.

올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은 강원 지역 고랭지 사이다토토 물량 감소가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고랭지 사이다토토 생산 추정량은 약 11만4000톤으로, 전년 대비 9.7%, 평년 대비 2.1% 감소할 전망이다. 재배면적이 2029㏊로 전년 대비 6.5% 감소하며 10월 출하량도 전년보다 3.8%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한울 한국농업경제연구원 곡물관측팀장은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사이다토토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노지 사이다토토는 파종 시기 저온 피해, 고랭지 사이다토토는 생육 시기 고온과 가뭄 피해를 겪어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노지 사이다토토를 파종하는 올해 초엔 극심한 추위가 이어졌다. 특히 2월 평균기온은 영하 0.5도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추웠다. 눈도 많이 내렸다. 3월 전국에 눈이 내린 날은 4.4일로 평년보다 2.3일 많았다. 고랭지 사이다토토가 자라는 여름철에는 가뭄과 폭염이 직격탄을 날리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같은 구황작물이라도 고구마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2일 고구마 소매가격은 1㎏당 492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도 8.58% 떨어졌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위원은 “최근 고구마 소비가 늘며 기업형 생산지가 증가했고, 재배 면적 확대로 공급이 늘었다”고 전했다.

사이다토토와 달리 고구마는 건조와 고온에 비교적 강한 특성도 지녔다. 토성, 경사도, 지하수위의 위치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재배가 가능하다. 고구마 생육온도 범위는 15~38도이며 30~35도에서 왕성하게 생육한다.

전문가는 달라진 기후에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엄지범 순천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아열대 기후에 맞는 품종 개량과 기후 적응성이 높은 품목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후 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후 스마트 농업’도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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