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브랜드토토’ 연일 오픈런
이마트·홈플러스, 3000원대 선보여
고물가에 소비자들 반응 뜨거워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브랜드토토이 5000원이라길래 주차하고 바로 뛰어 왔어요.”
지난 1일 오전 9시 40분께 찾은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영업 시작 시간이 20여분 남았지만 2층 농산코너 입구에는 이미 32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 롯데마트가 15년 만에 부활시킨 5000원짜리 ‘통큰브랜드토토’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하루 100~200마리를 선착순으로 판매하다 보니 매일 오전 9시 50분부터 현장에서 배부하는 번호표를 받기 위해 ‘오픈런’이 벌어진다. 이날 번호표 1번을 받은 이는 8시 50분부터 줄을 섰다. 매장 오픈 시간에는 70번이 넘어갔다.
어르신도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다. 영업시작 30분 전에 마트를 찾은 우정철(76) 씨는 “제시간에 오면 못 사니까 조금 빨리 와 줄을 섰다”며 “요즘 물가가 비싼데 5000원에 브랜드토토을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주부 한영원(69) 씨는 “브랜드토토을 사러 30분가량 버스를 타고 왔다”며 “외식비가 올라 물가가 올랐다는 게 체감이 되는데 브랜드토토이 저렴해서 좋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50대 최은숙 씨도 “평소에는 걸어서 오는데 브랜드토토 줄이 길 것 같아서 버스를 타고 서둘러 왔다”며 “브랜드토토을 배달시키면 2만3000원은 기본인데 이런 행사가 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고객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준 롯데마트 관계자는 “보통 오전 8시 20분부터 줄을 서는데, 10시 20분쯤이면 번호표 배부도 마감된다. 오후 2시에는 매진된다”며 “오늘은 140마리, 주말에는 200마리까지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통큰브랜드토토’은 고물가로 지갑을 좀처럼 열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겨냥해 기획됐다. 가격은 지난 2010년 처음 선보인 그대로 5000원이다. 시중의 배달 브랜드토토과 비교하면 4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고객 반응은 뜨겁다. 행사를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7만5000마리가 팔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준비된 수량이 매일 완판될 정도”라며 “고물가 상황이라 더욱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잇따라 초저가 브랜드토토을 내놓는다. 이마트는 오는 4일부터 3일 동안 ‘어메이징 완벽브랜드토토’을 348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오는 3~6일 3990원짜리 ‘당당 3990옛날통닭’을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3일까지 ‘통큰브랜드토토’ 행사를 진행한다.
10여년 만에 부활한 마트업계의 저가 브랜드토토 행사는 고물가와 이커머스 성장으로 타격을 입은 마트들의 고육책이기도 하다.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자들을 마트로 유인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고물가로 침체된 오프라인 매장을 살리기 위한 유인책”이라며 “브랜드토토 외에도 다양한 상품들로 행사를 이어가 소비자를 매장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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