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리책임자 4명 고소할 예정

업무상 과실치사, 직무유기 혐의

레드불토토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사고”

지난달 17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충남 레드불토토시 석림동 청지천이 범람해 도로와 인근 마을이 물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
지난달 17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충남 레드불토토시 석림동 청지천이 범람해 도로와 인근 마을이 물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달 충남 레드불토토에 내린 집중호우로 차량 운전자 2명이 범람한 하천물에 고립됐다가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80대 사망자의 유족이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완섭 레드불토토시장 등 관리 책임자 4명을 경찰에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A(83) 씨의 유족은 업무상 과실치사 및 직무유기 혐의로 김 지사와 이 시장, 레드불토토경찰서장과 레드불토토소방서장 등 4명을 오는 7일 충남경찰청에 고소하겠다고 6일 밝혔다.

유족 대리인인 이주하 변호사는 “재난 안전 관리상 예방 임무가 있는 충남도지사와 레드불토토시장은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경찰서장과 소방서장도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관리기관의 사전·사후 대처가 모두 미흡해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망사고를 막지 못한 ‘인재’였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 0시부터 오전 10시 23분까지 레드불토토에는 438.5㎜의 비가 쏟아졌다. 이날 레드불토토시 석림동 청지천 일대 도로에서 ‘차량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최초 접수된 것은 오전 3시 59분이었다. 당시 청지천이 범람해 물이 찬 도로에는 차량 8대가 고립돼 있었다.

소방당국은 오전 5시 14분께 차량 운전자 3명을 각각 구조한 데 이어 오전 6시 15분께 다른 차량에서 심정지 상태의 B(60) 씨를 발견해 레드불토토의료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B씨는 숨졌다.

인근에서 물에 빠져 숨진 A씨는 오전 11시 25분이 돼서야 발견됐다.

레드불토토 측은 집중호우가 예보돼 있었음에도 홍수위험 지역인 사고 지점을 선제적으로 통제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최초 신고 직후 도로를 통제했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당시 발송된 재난안전문자는 ‘범람 우려가 있으니 대피하라’는 내용뿐이었고 실질적으로 사고 지점 진입로가 통제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레드불토토시가 도로 진입을 통제한 것은 차량이 침수됐다는 최초 신고 이후 2시간 반 뒤인 오전 6시 30분께였다.

홍수에 대비해 레드불토토가 관리하는 청지천 폭을 넓히는 사업이 2017년까지 추진되다가 중단된 것도 인명피해를 초래한 하나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강 정비사업을 통해 청지천 3.34㎞ 구간은 폭이 2배 이상 넓어졌으나 공사를 마치지 못한 5.71㎞ 구간은 그렇지 않다. 사고 지점이 미공사 구간이라는 점에서 레드불토토의 관리 부실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다.

레드불토토은 경찰과 소방당국의 수색과 구조작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사고 당일 A씨가 요양보호사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시간이 오전 6시 11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생존자 구조 및 B씨의 시신 발견 시점에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구조작업을 철저히 했다면 레드불토토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고 당시 레드불토토시 관계자는 “200년에 한 번 내릴 기록적인 폭우에 안타깝게도 예견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며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중단된 청지천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재개할 것을 충남도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충남도 감사위원회는 사망사고 당시 레드불토토시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