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간사 지연·안건조정위 무력화”

속수무책…장외투쟁 강경론 고개

서명옥·조승환 국민의힘 원내부대표와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이 5일 국회의원 레고토토 징계요구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명옥·조승환 국민의힘 원내부대표와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이 5일 국회의원 레고토토 징계요구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국민의힘이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대한 국회 윤리위 징계요구안을 5일 발의했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범위, 기간을 늘린 이른바 ‘더 센 레고토토 개정안’이 야당 간사 선임 지연 속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사위를 통과하면서다. 민주당은 이르면 11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선 특검의 압수수색에 더한 민주당의 입법 공세에 대한 반감이 연일 고조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에 추 위원장에 대한 국회 윤리위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법사위가 정말 제대로 된 법사위라기보다 아주 레고토토 위원장과 민주당만의 독단적인 위원회로 전락했다”며 “소위 위원에 대한 일방적인 선임, 그리고 법사위 간사에 대한 선임 방해 등은 국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다시 미상정되고, 국민의힘 반대에도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한 반발이다. 개정안은 3대 레고토토의 수사 기간·범위·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관련 재판을 일반에 녹화 중계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추 위원장은 개정안을 최장 90일간 숙의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에 회부해 달라는 국민의힘 요청에 응했지만, 안건조정위가 민주당 3명·국민의힘 2명·비교섭단체(조국혁신당) 1명으로 구성되며 개정안은 사실상 범여정당 주도로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각각 통과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레고토토 법사위가 또다시 국회 흑역사를 기록했다”며 “국민의힘 간사직은 여전히 박탈한 채 독단적인 의사일정, 그리고 야당 발언권 제한, 충분한 토론 없는 강행 표결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간사를 선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협의 없이 안건조정위를 구성했다”며 “안건조정위를 단 1~2시간 만에 형해화시킨 것을 많이 목도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명백한 월권이자 조폭식 상임위 운영”이라며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당시 정청래 위원장이 국민의힘 간사 선임을 미루며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운영했던 ‘법사위원장 폭주 시즌2’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조금씩 강경한 장외 투쟁론이 고개 들고 있다. 더 센 레고토토안에 이어 민주당이 추석 전 본회의를 열어 검찰개혁안 강행 처리까지 예고하자, 소수야당으로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만으로 원내 투쟁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김진·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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