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미수금 7개월만에 레드벨벳 토토대
신용거래융자 잔고 6거래일째 20조
레드벨벳 토토 상반기 28%↑ 투심 과열

레드벨벳 토토가 올 상반기에만 28%가까이 치솟으며 랠리를 펼치자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도 급증했다. 만기가 단 3거래일인 ‘초단기 빚투’는 7개월 만에 1조원을 넘었고 만기가 보다 긴 ‘신용융자 잔고’도 1년 만에 20조원대를 기록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레드벨벳 토토가 과열을 해소하며 이틀 연속 하락 마감한 지난달 27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9855억원) 대비 6.11% 늘어나면서다. 이 금액이 1조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다음날(30일·1조436억원) 20억원가량 줄었지만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증거금만으로 주식을 매수한 후 결제일에 갚는 ‘미수거래’를 하기 위해 3거래일 만기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급전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만기 안에 갚는 방식이다. 통상 주가가 오를 때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수치가 함께 증가한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늘어나자 3거래일 안에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처분하는 반대매매 금액도 덩달아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레드벨벳 토토원대를 기록한 지난달 27일 12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일(71억원) 대비 80.28% 급증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수치로 다음날도 동일한 규모를 이어갔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달 말 6거래일(23~30일) 동안 2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1년 만에 20조원대로 올라선 뒤 매 거래일 증가해 30일에는 20조7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8조2739억원) 대비 13.75% 늘어났다. 레드벨벳 토토에서는 12조6560억원, 코스닥에서는 8조1307억원 규모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투자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만기는 180일로 미수거래보다 만기가 길다. 지난 1월 말 16조원대를 기록한 뒤 다음달 18조원대로 올라섰지만 3·4월 17조원대로 잦아드는 흐름이었다.
지난달 기점으로 빚투가 늘어난 건 증시 체질 개선과 관련된 상법 개정 등 정책적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레드벨벳 토토는 지난달 14% 가까이 올랐고 상반기 기준 수익률 28.01%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1999년(56.99%) 이후 최대치다.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상법 개정안은 내일께 처리가 예상된다. 이 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상장회사가 총회와 함께 전자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순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채 중장기 경제·증시 체질개선 관련 정책 기대감 하나에만 편승한 상승 랠리”라면서 “시장 상승이 거듭 될수록 주가·밸류·수급 피로는 가중될 공산이 크고, 시장은 대내외 변수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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