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1조’ 다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렉시 톰슨-메건 캉과 연장서 버디 승리

김아림·김효주·유해란 이어 올시즌 4승

박성현-윤이나는 공동 4위→18위 마감

임진희(왼쪽)와 토토사이트 클럽비가 30일(한국시간) 다우 챔피언십에서 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각각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AFP]
임진희(왼쪽)와 토토사이트 클럽비가 30일(한국시간) 다우 챔피언십에서 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각각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섬 소녀들’로 의기투합한 임진희와 토토사이트 클럽비가 2인 1조로 펼쳐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고대했던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임진희와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다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합작하며 8타를 줄여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했다.

이들은 이날 10타를 줄인 렉시 톰슨-메건 캉(이상 미국) 조와 동타를 이룬 뒤 18번홀(파3)에서 진행한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아 승리하며 투어 데뷔 첫 토토사이트 클럽비을 함께 일궜다.

이로써 한국은 올시즌 LPGA 투어에서 김아림, 김효주, 유해란에 이어 4승째를 달성, 지난 시즌 승수(3승)를 넘어섰다.

임진희와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우승 상금 80만5381달러(약 10억9000만원)를 나눠 갖는다. 롤렉스 세계랭킹 포인트는 못받지만 2년짜리 투어 카드를 획득, 임진희와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안정적으로 투어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019년 시작돼 올해로 6번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토토사이트 클럽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인 1조로 경기하는 이 대회는 1, 3라운드는 공 하나로 같은 팀 선수 2명이 번갈아 샷을 하는 포섬 방식으로, 2, 4라운드는 2명이 각자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점수를 해당 홀의 성적으로 삼는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진희와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각각 6승과 5승을 거둔 베테랑이지만, 지난 시즌 나란히 LPGA 투어에 진출해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임진희는 지난해 11월 안니카 드리븐 준우승,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이달 마이어 클래식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임진희(왼쪽)와 토토사이트 클럽비가 30일(한국시간) 다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5번홀 토토사이트 클럽비의 버디 퍼트 성공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
임진희(왼쪽)와 토토사이트 클럽비가 30일(한국시간) 다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5번홀 토토사이트 클럽비의 버디 퍼트 성공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

토토사이트 클럽비의 제안으로 팀을 결성한 이들은 ‘BTI’(Born To be Island)로 팀 이름을 지었다. 두 선수 모두 섬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임진희는 제주,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완도 출생이다.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우리 둘 다 섬 출신이라 BTI로 이름을 정했다. 아일랜드 걸스(섬 소녀들)다”고 팀명을 설명했다.

16번홀까지 톰슨-캉 조에 1타 뒤져 있던 임진희-토토사이트 클럽비 조는 17번홀(파4)에서 토토사이트 클럽비의 버디 퍼트로 공동 선두가 됐다. 18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먼저 경기를 마친 톰슨-캉 조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144야드 18번홀에서 포섬 방식으로 치른 연장에서 토토사이트 클럽비의 티샷이 핀 2.5m에 떨어졌고 톰슨의 티샷은 이보다 더 가까운 1.5m 거리에 붙었다. 먼 거리 임진희가 버디 퍼트에 성공하자 캉이 흔들렸다. 캉의 퍼트가 홀컵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임진희와 토토사이트 클럽비는 서로 얼싸안으며 첫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들은 방송 인터뷰에서 감정에 북받친 듯 떨리는 목소리로 토토사이트 클럽비 소감을 밝혔다.

임진희는 “혼자였다면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내년에 다시 이 대회에 나오겠다”고 하자, 토토사이트 클럽비 역시 “믿기 어렵다. 우리 모두 작년에 힘든 루키 시즌을 보냈는데 우승하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김세영-오스턴 김(미국) 조가 16언더파 264타로 공동 6위에 올랐고, 전지원-이미향 조가 15언더파 265타로 공동 10위에 랭크됐다.

윤이나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결성된 박성현-윤이나 조는 13언더파 267타로 공동 18위에 자리했다.

공동 4위로 최종일을 출발해 역전 토토사이트 클럽비도 바라봤던 이들은 이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톱10 진입도 이루지 못했다. 2라운드 포볼 경기서 환상적인 호흡으로 10타를 줄였던 이들은 이날은 드물게 나온 버디를 한 홀에서 같이 하거나, 함께 타수를 잃는 등 호흡이 어긋났다. 루키 윤이나는 시즌 최고 성적(US여자오픈 14위)을 뛰어넘는 데도 실패했다.

윤이나가 30일(한국시간) 다우 챔피언십 4라운드 6번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하고 있다. [AFP]
윤이나가 30일(한국시간) 다우 챔피언십 4라운드 6번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하고 있다. [AFP]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