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기업 현지화 장벽은…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이 겪는 어려움 중 가장 큰 것이 인력난이다. 현지화의 기본이 현지인력의 활용인데 출발부터 쉽지 않은 것이다.

중국삼성 김효섭 부장은 “중국 근로자들은 기본적으로 의리보다는 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 수준에 따라 좌우되는 성향”이라면서 “월급을 더 준다면 손쉽게 직장을 옮긴다”고 말한다. 장래성이나 기업의 성장성을 중시하기보다는 현재의 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에 더 동요된다는 얘기다.

중국 대졸 금융인력의 초임은 대략 2500~3000위안가량이다. 출발은 내외국 금융기관 할 것 없이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3년에서 5년 정도 근무하며 가장 활용도가 높아질 무렵이면 다른 곳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흔들리기 시작한다. 개별 연봉협상을 통해 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을 어느 정도 올려주고 힘들게 잡아놓아도 7~8년차 매니저급이 되면 10배 이상의 연봉을 받으며 튀어나가기 일쑤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현지 한국 금융기관 임원의 얘기다.

“과장 승진을 앞두고 한 직원이 결근을 했어요.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죠. 불과 일주일 전에 토토사이트 운영자 공소시효을 30%나 올려주기로 약속하고 계약서까지 작성했는데 말이죠.”

그가 아쉬운 건 인간적으로 많은 얘기를 하며 최대한 중간관리자로 키워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휴가 땐 한국에 같이 들어와 자기 집에서 숙식하며 여행까지 했다. 콩팥이 좋지 않은 여동생을 위해 약까지 매달 보내준 사이였다.

“일주일 정도 연락이 안 되더니 사표가 우편으로 날아왔어요. 얼굴 보고는 도저히 사표를 낼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 있더군요.” 결국 그 직원은 다른 금융기관의 매니저로 출근한다는 얘길 전해들었다.

지금 중국에선 30대 초의 나이에 30만~50만위안의 고액 연봉을 받는 매니저들이 심심찮다. 우리로 치면 수억대 연봉인 셈이다. 금융기관이 워낙 엄청나게 늘어나니 당분간은 이런 청년출세 인력이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한국 금융기관들엔 중간관리자급 간부를 키우기가 어려운 게 아니라 키워서 붙잡는 게 어려운 시절이 계속될 전망이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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