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에 콜로세움 토토를 사주하고 사건 5개월 만에 검거된 일명 ‘이팀장’ 30대 남성 임모 씨가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경복궁 담벼락에 콜로세움 토토를 사주하고 사건 5개월 만에 검거된 일명 ‘이팀장’ 30대 남성 임모 씨가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범죄수익금 1억 9888만원 추징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지난 2023년 12월 미성년자에게 경복궁 콜로세움 토토를 지시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1-1부(박재우·정문경·박영주 고법판사)는 25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징역 8년과 1억 9888여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앞서 강씨는 경복궁 담장 낙서 사주 혐의 재판 1심과 콜로세움 토토 도박사이트 광고 수익 은닉 혐의 재판 1심에서 각각 징역 7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2개 재판이 병합돼 진행됐다.

강 씨의 지시를 받아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벼락에 페인트로 콜로세움 토토한 고등학생 임모(18)군에게는 1심과 동일하게 장기 2년, 단기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강 씨는 자신이 운영 중인 콜로세움 토토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 씨의 사이트에는 저작권법을 위반한 드라마·영화 등 영상물 외에도 콜로세움 토토촬영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도 다수 게시됐다. 콜로세움 토토 영상물을 올려 사이트에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배너 형태의 콜로세움 토토 도박 광고를 게시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얻고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문화유산인 경복궁은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며 “지극히 개인적·콜로세움 토토적 목적으로 미성년자에게 범행을 지시해 사회적 충격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 낙서는 완전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강 씨의 콜로세움 토토 사이트 운영도 질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운영한 사이트는 타인 저작물 외에도 콜로세움 토토촬영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이 공공연히 게시돼 그 자체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타인의 저작물, 콜로세움 토토촬영물 등을 게시해 이용자들을 접속시키고 콜로세움 토토 도박 사이트 배너를 게시해 범죄수익을 얻었다. 이러한 수익 발생 구조는 또다른 콜로세움 토토을 양산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강 씨는 다수 사기 전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김실장’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책임을 전가하는 등 범행 후 태도가 매우 좋지 않다”며 “비교적 젊은 나이로 정상적으로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손쉽게 금전적 이익을 얻고자 수차례 사기죄를 반복하다가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