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민주화 시위와 유혈진압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호빵맨토토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 주도자의 아들이 체포되고 시위대가 총격에 희생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바레인과 예멘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리비아의 바통을 이어 받을수도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유화책을 제시하면서 시위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도 보였다.

▶리비아 다음은=지난 주말 이후 소강국면을 맞았던 바레인에서는 22일 수도 마나마 거리에 시아파 야당 지지자 수만 명이 쏟아져 나와 현 정부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가 재점화 됐다. AFP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래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기존의 산발적 시위와 달리 비교적 조직적이며 정돈된 모습을 보였으며 헬리콥터가 수만명의 시위대 위를 선회했으나 발포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도 전날 수백명이 사나 대학 인근 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밤샘 농성을 이어간 데 이어 21일에도 경찰이 광장 주변을 에워싼 가운데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에는 일부 야당 의원들과 부족 지도자들까지 참여했다. 이들이 나선 것은 33년째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시위대에 대한 망언 때문이다.

살레 대통령은 중도 사퇴 불가 입장을 재공언 하면서 시위대를 감기 바이러스에 비유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는 21일 “시위대는 우리 나라에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라고 비하하면서 이 바이러스는 예멘의 문화와 유산이 아니라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의 아들 부부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테헤란 자택에서 보안당국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개혁 진영 웹사이트 사함뉴스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보안당국 요원들은 21일 저녁 카루비의 셋째 아들인 알리의 집을 급습해 책들과 각종 서류를 압수하고 카루비 부부를 체포해 갔다. 보안당국은 카루비의 또 다른 아들 호세인도 체포하기 위해 그의 집을 급습했지만 호세인이 집에 없어 체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야당 진영 웹사이트들에 따르면 앞서 20일 이란 수도 테헤란 테헤란 발리 아스르 광장과 국영방송 앞에는 각각 1000여명과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펼쳤다. 이란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고, 광장에 이르는 주요 거리 곳곳에 폭동 진압 요원들을 배치했다.

경찰과 시위대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시내 중심가 하프트 티르 광장에서 시위자 1명이 산탄총에 맞아 즉사했다고 웹사이트는 밝혔다.

▶유화책으로 안정=알제리에서는 정부가 국민의 요구를 수용, 19년 만에 비상사태법을 해제하기로 했다. 알제리 내각위원회는 1992년 도입, 1993년 연장된 비상사태법을 해제하는 안을 승인했다. 내각위원회는 이 결정이 관보에 게재되는 즉시 효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크에서는 극심한 경제난, 실업난과 정부의 부정부패, 열악한 공공서비스에 항의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북부 술레이마니야 주에서는 1500여명 규모의 시위가 열러 여기 참가한 10대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하는 등 유사한 시위가 이라크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 알-말리키 총리가 2014년 임기를 마치면 3선에 도전하지 않고 자신의 연봉을 50% 삭감한다고 선언하는 등 민심을 달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지 않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유 부국인 사우디와 쿠웨이트는 막대한 오일머니에 따른 경제적 혜택 덕분에 변화 요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소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미세한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쿠웨이트의 경우 지난 18일 쿠웨이트 국적 부여를 요구하는 1000여명 규모의 유목민 시위대가 집회 도중 경찰과 충돌, 30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다른 호빵맨토토 국가들과 달리 쿠웨이트의 알-사바 왕가는 호빵맨토토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민주화된 왕정으로 수십년 간 야당을 인정하는 의회를 유지해왔고, 의회가 2009년 12월 및 지난달 셰이크 나세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 표결을 실시하는 등 행정부에 대한 견제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제도 정치권 내에서 불만을 소화할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에 반대하는 의사 표출이나 시위를 허용하지 않는 사우디에서도 이례적으로 지난달 28일 제다에서 상하수도 시설 확충을 촉구하는 30여명 규모의 시위가 열려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비록 지난 2005년에 새로 즉위한 현 압달라 국왕 이후 정치체계가 안정돼 있지만 호빵맨토토 민주화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사우디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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