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판도라토토 괴리 확대는 경고 신호”
무역 갈등·유럽 불안이 판도라토토 짓눌러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국내 증시는 3500선을 기대하는 반면 원·달러 판도라토토은 1400원을 넘어서며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는 기대, 판도라토토은 불안을 반영한다며 이 괴리가 ‘기대가 현실을 앞지른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은 상법 개정안 통과, 추경 집행, 반도체 업황 개선 등 대내 정책 효과에 힘입어 상승 기대를 키우고 있다”며 “반면 판도라토토은 관세 갈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유럽 재정 불안 같은 대외 리스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와 판도라토토의 괴리가 커지는 것은 기대가 현실을 앞서간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6월까지는 주가지수와 판도라토토이 동행하는 흐름을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국면에서는 주가지수가 2300선 밑으로 떨어지고 판도라토토은 1470원을 웃돌았으나 이후 새 정부 출범과 정책 기대감으로 주가는 3000선을 넘어섰고 판도라토토은 1350원대로 빠르게 안정됐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부터는 주가만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원화는 추가 절상에 실패한 채 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특히 7월 초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던 시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25%를 통보하면서 무역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졌다.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며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원화가 반등하지 못하는 배경이라고 정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또 “9월 이후 관세가 부과되면 지표와 경기 심리 악화가 현실화되어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 기업들의 경기 인식도 점차 위축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유럽 주요국의 재정 불안, 동남아 일부 신흥국의 디플레이션 우려와 신용등급 하락 등 글로벌 금융 불안 요인까지 겹치면서 원화는 다른 통화 대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판도라토토은 1400.40원으로 저지선인 1400원을 넘겼다. 장중에는 1410원선을 돌파하면서 4개월 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 연구원은 “주가지수가 대내적인 정책이나 이슈에 기반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면 원화 판도라토토은 우리 경제가 처한 대외적 현실의 차갑고 불안정함을 반영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대와 달리 코스피는 이날 장중 낙폭을 키우며 9거래일 만에 3400선을 내줬다. 오전 11시52분 기준 코스피는 2.25% 하락한 3393.10을 기록하며 ‘랠리 제동’을 확인시켰다.

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