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 동창 사이…연인관계로 발전
헤어지자 했더니 1년 간 스토킹
성폭행 미수까지 시도…경찰에 고소했지만
경찰, 성폭행 미수 혐의에 ‘무혐의’
검찰 기소하면서 재판…유죄 확정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26/news-p.v1.20250922.3eca2ebbb134432392196a55425da29d_P1.jpg)
“너는 내꺼다. 헤어질 거면 같이 죽자.”
-A씨의 발언 중 일부-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헤어지자고 하면 “죽겠다”는 협박이 돌아왔다. 차도로 뛰어들거나, 난간에서 떨어지려고 sky 토토사이트. 구속했고, 집착sky 토토사이트. 부재 중 전화,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100통이 일상이었다.
휴대폰과 카카오톡 계정을 바꿔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집으로 유서를 담은 택배를 보냈다. 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을 이용해 메시지를 보냈다. 계정을 바꿔가며 이메일을 보냈다. 부모님에게 연락sky 토토사이트.
1년 동안 반복된 일이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은 A씨는 스토킹을 반복sky 토토사이트. 끝내 성범죄도 벌어졌다. A씨는 “얼굴을 보고 헤어지자”며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한 뒤 성폭행하려고 sky 토토사이트. 피해자는 “제발 헤어져 달라”고 했지만 A씨는 “네가 뭔데 헤어지자고 하냐”며 “이제 니 몸은 내꺼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경찰도 피해자에게 상처를 줬다.
헤어지자고 했더니 1년간 스토킹…성폭행 시도까지
![A씨가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중 일부. [심지연 변호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26/news-p.v1.20250922.0b61c68b78044764865b935d7defba3a_P1.png)
A(26·남성)씨와 피해자는 초·중학교 동창 사이였다. 둘은 대학생이 되면서 연인관계로 발전sky 토토사이트. 약 1년 동안 만났고, 1년 동안 헤어졌다. A씨가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의 스토킹 행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폭력적으로 변sky 토토사이트. 소리를 질렀고, 책상을 내려쳤다. 피해자의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A씨는 지난 2022년 1월 20일,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그는 “얼굴 보고 헤어지자”며 “내가 원하는 대로 해야 헤어져 줄 것이다”라고 말sky 토토사이트. 하지만 A씨는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당시 그는 피해자에게 “너는 말이 안 통한다”, “니 몸에 흔적을 남길 거다”라며 성폭행을 시도sky 토토사이트.
성폭행 시도는 미수에 그쳤다. 피해자가 A씨를 발로 차는 등 저항하며 탈출한 덕분이었다. 피해자는 5일 뒤 친구와 함께 파출소를 찾았다. A씨의 스토킹 행위에 대해 털어놓으며 피해자 보호조치로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상담sky 토토사이트. 이때까진 A씨를 형사 고소하거나, 성범죄 피해를 밝히지 않았다.
9개월 뒤 피해자는 A씨를 고소sky 토토사이트. 고소가 늦어진 건, 초·중학교 동창인 A씨와 겹치는 지인이 많았던 영향이 있었다. 각자의 부모님도 서로 아는 사이였다. 피해자는 A씨가 실제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지도 걱정sky 토토사이트. 용기를 내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에게 한 번 더 상처를 줬다.
경찰, 성폭행 미수 혐의에 무혐의
![성폭행 미수 혐의에 대한 불송치 결정서. [심지연 변호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26/news-p.v1.20250922.8a43f4ea133743e392b8ec6c2100a98a_P1.png)
고소한 지 6개월 뒤 경찰은 A씨의 성폭행 미수 혐의에 대해 무혐의를 결정sky 토토사이트. 서울성동경찰서는 지난 2023년 5월, 강간 미수 혐의에 불송치를 결정하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만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전화·이메일·메시지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혐의만 송치하고, 피해자 진술이 주요 증거인 성범죄는 불송치sky 토토사이트. 그 이유에 대해 경찰은 “피의자(A씨)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다”며 “사건 당시 피해자가 파출소를 찾았을 때 성폭력 피해에 대해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이 거짓으로 꾸며낸 것이라 보기 어렵고 구체적”이라며 “피의자가 강제로 추행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은 든다”고 말sky 토토사이트. 하지만 “직접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sky 토토사이트.
핵심 혐의가 빠지자 피해자 측에선 이의를 신청sky 토토사이트. 피해자를 대리한 심지연 변호사(법무법인 심앤이)는 이의 신청을 접수sky 토토사이트. 덕분에 검찰의 판단을 받아볼 기회가 생겼다. 피해자 측은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 고소가 늦어진 경위, 사건 당시 성범죄 피해를 밝히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소명sky 토토사이트.
검찰의 판단은 경찰과 달랐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023년 8월, A씨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뿐 아니라 성폭행 미수 혐의까지 모두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 결과 유죄…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피해자가 갑자기 이별을 통보해 다퉜을 뿐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sky 토토사이트. 법원의 판단은 유죄였다. 1·2심 재판 결과, A씨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1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12형사부(부장 이정형)는 지난해 7월,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sky 토토사이트.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범행에 이른 경위와 방법, 피해자의 대응과 당시 심경, 범행 전후의 정황에 대해 상세하고 일관되게 진술sky 토토사이트”며 “특히 A씨의 발언과 행동에 관한 묘사가 실제 경험을 하지 않고는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생생하고 구체적”이라고 판단sky 토토사이트.
이어 “진술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달리 허위·과장이 개입될 만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sky 토토사이트.
경찰은 A씨가 파출소에 방문했을 때 성폭행 피해를 말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피해자가 남자 경찰관 앞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어려움, 신고가 접수될 경우 오히려 더 심한 보복을 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소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sky 토토사이트.
그러면서 “사건 당시 피해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심경과 상황에 대해 비공개로 글을 적었다”며 “글의 내용이 범행 다음날 피해자·A씨가 나눈 대화의 녹취록,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한 내용, 피해자 어머니의 전화 진술 내용, A씨의 어머니와 피해자의 어머니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sky 토토사이트.
법원은 양형(적정한 처벌의 정도)의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가 극도의 성적 모멸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A씨)이 단순히 범행을 부인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주장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괴로운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등 피해를 입게 됐다”고 sky 토토사이트.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4000만원을 지급하고 합의sky 토토사이트”며 “처벌 전과도 없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 선임했지만…항소 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9/26/news-p.v1.20250922.971f7af1cc9243518a4a7a3af40cd238_P1.png)
1심 판결에 대해 A씨는 불복sky 토토사이트.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해 2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서울고등법원 9형사부(부장 윤승은)도 최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택sky 토토사이트.
2심 재판부는 “원심(2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며 “A씨의 주장과 같이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확정됐다. 2심 판결에 대해 A씨 측에서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다.
현재 피해자는 A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이미 4000만원을 지급했으니 추가 위자료를 전혀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피해자는 “형사사건에선 스토킹에 대해서만 합의한 것”이라며 성폭행 미수 부분에 대한 위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경찰의 판단에 대해 검찰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덕분에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피해자를 대리한 심지연 변호사는 “경찰에 대한 검찰의 견제가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 사례”라고 밝혔다. 심지연 변호사는 “실무상 경찰은 CCTV, DNA, 피의자의 자백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더라도 불송치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sky 토토사이트.
이어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각도로 평가해 충분히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경우 경찰의 판단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형사소송법상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