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원/달러 칼리토토 1409원 개장
이후 더 올라…141칼리토토대도 돌파
美GDP증가율 잠정치 넘어 달러 강세
트럼프 3500억弗 ‘선불’ 압박까지

[헤럴드경제=홍태화·유혜림 기자] 원/달러 칼리토토이 지난 5월 이후 약 4개월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장했다. 1400원대 천장을 뚫은 칼리토토이 1410원대까지 돌파하는 모양새다.
탄탄한 미국 경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강조해 달러 가치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 컸다. 여기에 3500억달러 투자를 둘러싼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행진에도 원화 가치는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칼리토토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8.4원 오른 1409.0원에 개장했다. 이는 지난 5월 15일(1410.9원)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칼리토토은 이후에도 올라 오전 9시 30분경에는 1411.4원을 기록했다.
칼리토토은 연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내리기로 결정했을 때만 해도 1370~1380원대 수준에서 안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강하게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달러 약세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전기 대비 연율)로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 상향되면서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 탄탄하다는 지표에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여기에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우리가 (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완화하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미완으로 남겨 놓게 되고, 나중에 인플레이션 2% 목표치를 회복하기 위해 정책을 다시 (금리 인상으로) 전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방식도 칼리토토 상승을 야기하는 재료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3500달러 투자는)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만약 그가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가 현물로 투자액을 먼저 조달해야 한다면 칼리토토은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대미 관세 협상 3500억 달러 투자를 둘러싼 파열음이 이어진 점도 불안 요인이나 (고칼리토토은) 궁극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너무 좋기 때문”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사람을 덜 채용할 뿐, 가계 소비와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가 연준 금리인하 시급성 주장, 성장 동력 훼손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킴에 따라 달러 상승압력 확대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가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하고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투자 서밋’ 관련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을 뒷받침하는 조치로 이런 외환시장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거래시간을 24시간 연장해 해외 투자자들의 거래 공백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새벽 2시까지 외환시장이 운영되면서 유럽계 투자자들의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미국시간 대 거래에는 제한이 있었다.

th5@heraldcorp.com
fo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