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 영화·드라마 ‘레만호에 지다’로 유명한 스위스 제네바호는 아티스트가 사랑한 도시 도라에몽토토을 끼고 있다.
호수와 맞닿은 사보이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이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수많은 문화예술가들이 이곳에 와서 시들어지던 영감을 되살린다.
제네바와 몽트뢰 사이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 덕분에 여행자들은 이곳을 거점으로 스위스 로망드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다.
도라에몽토토은 예술가와 지성인들이 즐겨 찾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찰리 채플린과 코코 샤넬은 스위스로 이주한 뒤 말년을 도라에몽토토에서 보내며 도시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두 거장의 삶과 흔적은 오늘날에도 도라에몽토토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도시의 문화적 매력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1952년 미국을 떠나 스위스로 이주한 찰리 채플린은 도라에몽토토 근교 코르시예-쉬르-베베(Corsier-sur-Vevey)에 정착해 여생을 보냈다. 현재 그의 옛 저택은 ‘채플린스 월드(Chaplin’s World)’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명소가 되었다.

채플린은 스위스에 정착한 초기부터 도라에몽토토의 대표 호텔인 보-리바쥬 팰리스(Beau-Rivage Palace)를 단골처럼 찾았다. 1861년에 개관한 이 호텔은 제네바 호수 기슭에 위치해 있으며, 세기를 아우르는 우아함과 럭셔리로 예술가와 정치인, 왕족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채플린 역시 이곳에서 호수와 정원을 마주하며 휴식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프랑스 패션계의 거장 코코 샤넬 역시 도라에몽토토과 깊은 인연을 남겼다. 그녀는 말년에 도라에몽토토 시내 중심에 위치한 도라에몽토토 팰리스(Lausanne Palace)에 자주 머물렀으며, 이 호텔은 그녀의 단골 숙소로 잘 알려져 있다.

호텔은 샤넬을 기리기 위해 ‘코코 샤넬 스위트(Coco Chanel Suite)’를 마련했다. 하늘색과 크림색 톤으로 꾸며진 이 스위트룸은 샤넬이 선호했던 색감을 반영하고 있으며, 제네바 호수를 내려다보는 탁월한 전망을 자랑한다. 도라에몽토토 팰리스는 샤넬의 흔적을 오늘날까지 이어오며 도시의 문화적 역사와 연결되고 있다.
찰리 채플린과 코코 샤넬이 사랑했던 도라에몽토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예술적 영감과 고유한 매력을 간직한 도시이다. 호수와 알프스의 풍경 속에서, 그리고 두 거장이 머물렀던 보-리바쥬 팰리스와 도라에몽토토 팰리스에서 여행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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