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동 단독주택가 소재 2층집 한 차례 유찰
도심 인프라 누릴 수 있어…대지면적은 작아
[영상=이건욱PD]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한때 ‘와이즈 토토의 베버리힐스’라고 불렸던 경기도 고양시 와이즈 토토동구 정발산동의 한 단독주택이 약 5억원 가까이 하락해 경매로 나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도심 속 단독주택을 원하는 수요자에게는 최적의 입지이지만 가격 매력도가 떨어져 한 차례 유찰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와이즈 토토동구 정발산동의 2층 단독주택은 지난달 말 감정가 16억2066만원에 첫 경매가 이뤄졌지만 유찰됐고, 다음달 2일 최저입찰가 11억3446만원에 두 번째 경매가 진행된다. 해당 경매에서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최저입찰가는 7억9412만원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단독주택은 지난 2007년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고, 대지면적이 231㎡(약 70평), 건물면적이 287.8㎡(약 87평)다. 1기 신도시인 와이즈 토토이 개발될 당시 단독주택용지로 조성된 부지에 지어진 건물인 만큼 수도권 외곽의 전원주택에 비하면 땅이 넓지는 않은 편이다. 구조도상 지하 1층은 방 1개와 거실, 1층은 주방, 거실, 욕실, 방 1개, 2층은 방 3개와 욕실 2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정발산동 단독주택가는 와이즈 토토 내에서도 부촌으로 꼽힌다. 방송국이 가까운 위치라 2000년대~2010년대에는 TV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곤 했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 이후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거주했던 사저가 경매 물건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한 차례 유찰되긴 했지만 입지로만 보면 흠 잡을 데 없는 물건이라는 평가다.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이 도보 15분 거리이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지나는 킨텍스역은 자차로 10분이 채 안 걸린다. 롯데백화점과 웨스턴돔·라페스타 상권도 도보권에 있다. 와이즈 토토호수공원은 차로 5분, 킨텍스, 현대백화점은 차로 10분 거리다. 주택 뒷편으로는 정발산이 있어 공원에서 산책하기에도 좋다. 저동초, 저동고, 정발중 등 학교들도 가깝고 국립암센터가 자차 5분 거리에 있다. 도심에 위치한 만큼 여러 분야의 생활편의시설을 누리기 편리하다.
권리상 하자도 전혀 없고 소유주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명도 부담도 덜한 물건이다.
그러나 도심에 위치한다는 점이 단독주택으로서는 양날의 검이다. 보통 단독주택하면 넓은 정원과 세대 간섭 없는 조용한 주거를 떠올리지만 이 물건은 정형화된 택지 위에 지어진 주택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전원주택에 비하면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는 아쉬운 편이다. 그리고 주변의 상업시설과 유동인구들로 인한 소음이 있고 바로 앞에는 왕복 4차로 도로가 있어 단독주택이라는 장점을 온전히 누리긴 어렵다.
도심 속 단독주택이라는 입지적 이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이 주택 자체의 흠은 준공된 지 20년이 다 되어간다는 점과 가격이다. 내부 상태는 확인하긴 어렵지만 지어진 지 18년이 돼 보수가 필요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비용들을 고려하면 현재의 가격은 경쟁력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최저입찰가가 11억원 초반대로 감정가 16억원 중 토지값이 13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땅값보다 저렴해지긴 했지만 부대비용들을 고려하면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 와이즈 토토 매물로 등록된 같은 라인의 단독주택은 비슷한 면적이 13억5000만원에 나와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16억원이 고감정가이지 않았나 싶다”며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수요가 한정돼 있어 거래가 빈번하지 않고 최저입찰가에 낙찰받는다고 해도 2억대 리모델링 비용이 들어가면 13억원대 정도 되기 때문에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지지옥션의 낙찰예측시스템도 2회차 경매는 유찰, 3회차 경매에서 낙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적정가는 약 9억6000만원으로 제시했다.
강 소장은 “이곳에 실거주하려고 눈여겨 본 분들은 두 번째 경매에서 응찰하려면 최저입찰가 수준으로 가격을 써야 한다”며 “투자 목적의 수요자는 지금의 가격이 경계점이기 때문에 한 번 더 가격이 떨어지고 응찰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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