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전쟁 2.0: AI 세계 전쟁의 실체와 대한민국의 전략 카드(하정우·한상기 지음, 한빛비즈)=이재명 정부 첫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된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이 한국의 ‘AI 강국’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다. 이번 정부의 AI 정책 기조를 형성할 전략적 뼈대를 담고 있어 시중에 출간된 숱한 AI 서적들과는 결이 다르다. 저자는 2030년까지 50만장 규모의 최신 AI 반도체를 확보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되, 운영은 역량 있는 민간기업에 맡기는 민관 협력 모델을 제안한다. 동시에 최고의 AI 전문가들이 AGI(범용인공지능)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국가 초지능 연구소’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국방 AI 강화를 위해 ‘AI 전문사관 제도’를 도입하고, 국방 R&D 예산 중 20%를 국방 AI 기금 형태로 별도 편성할 것도 주문한다. 이 모든 정책을 유기적으로 집행할 전담 조직으로 ‘AI 디지털 혁신부’ 신설도 필수적이다.

‘▶미추홀, 제물포, 인천 1~2(복거일 지음, 무블)=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인 저자가 서해를 끼고 있는 인천 지역을 배경으로 95개의 이야기를 써서 모았다. 2700만년 전 서해가 형성될 때부터 2만5000년 전 한반도의 원주민 유입, 고구려 왕자들의 집단 이주 등 미추홀이었던 시절과 이후 제물포로 이름을 바꾸고 개항이 되면서 한양의 외항으로서 중심지로 우뚝 설 때까지. 이어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 건국, 6·25 전쟁, 서울 올림픽, 인천 아시아게임 등 이곳이 국제도시 인천이 되는 동안 이곳에 살던 민생들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담았다. 특정 인물이나 가문이 아니라 ‘인천의 역사’ 자체가 주인공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중 고구려의 태자였다가 이복형 유리에게 밀려 남쪽으로 내려온 비류 왕자 이야기는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 조선 수군이었던 만석과 그의 아내 월례 부부의 억척스러운 인천 정착기는 물론, 그 후손들의 서사는 시대의 풍랑을 정면 돌파해 온 우리 민족의 저력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왜 얼굴에 혹할까(최훈 지음, 현암사)=“착하게 생겼다” “까칠할 것 같다”. 우리는 매일 많은 얼굴들을 마주하며 그 사람을 파악해 내려고 한다. 겉모습으로 내면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결국 우리가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내면이 아니라 외양이기에 얼굴을 통해 신원, 나이, 성격, 기분 등을 짐작한다. 시지각을 연구하는 심리학자인 저자는 정보와 인식의 차원에서 얼굴에 관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전반부에서는 얼굴 인식을 다룬다. 우리 뇌가 어떤 방식으로 얼굴을 구분해 신원을 파악하는지, 어떻게 표정으로 타인의 마음을 읽는지를 심리학과 뇌과학으로 분석한다. 후반부에서는 매력에 대해 파고든다. 어떤 얼굴을 매력이 있다고 느끼는지, 미(美)의 기준은 어떻게 형성되는지, 화장은 어떤 착시 효과를 만들어내는지, 어떻게 호감을 만들어내는지 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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