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데뷔 게임룸 토토 차 절정의 시즌

메이저 대회 3연속 톱10 상승세

“조급함 버리고 해야할 것에 집중”

KLPGA 투어 롯데 오픈에 출전하는 게임룸 토토이 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손가락 10개를 펴보이고 있다. 게임룸 토토이 이 대회에서 2년 만에 정상 탈환하면 프로 통산 1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인천=조범자 기자
KLPGA 투어 롯데 오픈에 출전하는 게임룸 토토이 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손가락 10개를 펴보이고 있다. 게임룸 토토이 이 대회에서 2년 만에 정상 탈환하면 프로 통산 1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인천=조범자 기자

[헤럴드경제(인천)=조범자 기자] “미국에 진출한 지 벌써 게임룸 토토이 됐어요. 시간 참 빨리 지나갔죠. 그 사이 제가 변화한 게 있을까 싶지만, 돌이켜 보면 골프든 마음가짐이든 많이 좋아졌다는 걸 느껴요. 이제 조급함을 내려놓고 내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면 될 것 같아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년 차 게임룸 토토(25)이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9개월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난다.

게임룸 토토은 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에 출격한다. 2023년 이 대회 우승 후 2년 만의 정상 탈환 도전이다. 대회 타이틀 스폰서인 롯데는 게임룸 토토을 프로 데뷔 첫해부터 후원하며 9년째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올시즌 LPGA 투어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일까. 2일 대회 공식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만난 게임룸 토토의 얼굴엔 여유가 넘쳤다.

게임룸 토토은 아직 미국에서 첫 우승은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3연속 톱10에 올랐고, 지난달 마이어 클래식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12개 대회에 출전해 5차례나 톱10에 진입했다.

우승 없이도 상금 랭킹 7위(143만 달러), CME 포인트 랭킹 9위 등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 선수 중 상금랭킹이 가장 높고, 우승 없는 선수 가운데는 넬리 코다(5위)에 이어 두 번째다.

게임룸 토토    [게티이미지]
게임룸 토토 [게티이미지]

올 시즌 게임룸 토토은 여러 차례 데뷔 첫 승으로 향하는 문을 두드렸다. 닿을 듯 말 듯, 조마조마하고 아쉬웠던 순간이 많았을 텐데 게임룸 토토은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믿는 구석’이 있는 듯했다. 게임룸 토토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니 성적이 좋아졌다”고 했다.

게임룸 토토은 “예전에는 경기 중 실수를 하면 화를 내거나 감정을 분출했는데, 최근엔 감정에 휩쓸리는 대신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집중하게 됐다”며 “예를 들어 샷 미스가 나왔을 때 ‘이걸 못했네’ 하기보다는 ‘이게 이렇게 안됐구나’ 분석하게 됐다.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다음 샷에 집중하다 보니 경기가 잘 풀리고 좋은 성적으로 연결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2022년 미국 진출 첫 해, 많은 이들의 기대에도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자 조급함과 함께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투어 4년 차가 된 게임룸 토토은 “우승하겠다고 우승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제 조급함을 많이 내려놓을 때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게임룸 토토은 올 시즌 퍼트 실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지난 시즌 30.46개(126위)였던 라운드당 퍼트수가 올 시즌 29.55개(39위)로 크게 줄었다. 그는 훈련 방식을 조금 바꾼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했다. 이 역시 투어 4년에 접어들면서 얻은 ‘시간의 힘’이다.

그는 “예전엔 늘 하던 대로 공 3개로 홀컵 주위를 다니며 의미 없이 했다면 지금은 공 하나에 집중하며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 연습한다”며 “훈련 방법도 멘탈적인 부분이 크다는 걸 알았다. 실전 상황을 가정해 긴장감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집중해서 연습하니 퍼트가 아주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게임룸 토토이 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 클럽에서 공식 연습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조범자 기자
게임룸 토토이 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 클럽에서 공식 연습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조범자 기자

게임룸 토토은 최근 요리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대회 이동 때 호텔 대신 일부러 주방이 있는 숙소를 선택하고, 간장·고추장 등 양념 전용 캐리어까지 들고 다닌다고 한다. 게임룸 토토은 “유튜브 등을 보며 레시피를 참고한다. 닭볶음탕, 김치찌개 등 전문가별로 맛있는 레시피들이 따로 있다”며 웃었다.

얼마 전 임진희와 이소미의 LPGA 게임룸 토토 첫 우승을 방송으로 보고는 너무 좋아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전했다고 했다.

“미국에서 같이 고생하던 선수들이 우승하니 너무 기뻤어요. 특히 (이)소미는 저와 같은 또래여서 축하하는 마음이 더 컸죠. 축하 문자도 주고받았어요. 저도 첫 우승을 빨리게임룸 토토 싶은 마음은 있죠. 최선을 다하면 자연히 결과가 따라올 것으로 믿어요.”

KLPGA 투어에서 프로 통산 9승을 기록 중인 게임룸 토토은 10승까지 1승을 남겨놨다.

“국내든 해외든 어디서든 10승을 빨리하고 싶긴 하다”고 웃은 게임룸 토토은 “이번 롯데 오픈에서 사실 기대가 크다. 후원사 대회여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