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릿 조핸슨 주연 ‘쥬라기 월드:새로운 시작’

신약 개발 위한 머스트잇 토토 DNA 찾으러 간 탐사팀

육해공 거대 머스트잇 토토 등장에 압도적 ‘공포’ 재현

스필버그 오리지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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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 토토경제=손미정 기자] “그래, 처음엔 다들 경탄하다가 다음엔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가지.”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에서 이안 말콤 박사(제프 골드블룸 분)는 처음 마주하는 야생의 머스트잇 토토 앞에서 감탄을 금치 못하는 동료들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경력자’의 뼈 있는 조언이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에서 풍기는 오리지널의 향기의 출처는 여기다. 쥬라기 시리즈의 팬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이 서사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6500만 년의 시간을 건너 부활한 공룡들이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섬에서 그들만의 생태계를 꾸리고, 모종의 이유로 섬에 들어가 머스트잇 토토 위협과 마주하는 사람들의 생존기.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과 ‘쥬라기 공원3’에서는 그 이유가 여자친구를 구하거나, 혹은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인류를 구하는 신약 개발을 위한 머스트잇 토토 DNA를 구한다는 꽤 거창하고 대의적인 이유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쥬라기 월드 3부작의 마지막인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으로부터 5년 후를 그린 시퀄(sequel, 후속) 영화다. 시리즈 1편의 감독과 각본을 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와 데이비드 코엡이 각각 제작 총괄과 각본을 맡았고, ‘고질라’(2014),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 ‘크리에이터’(2023) 등 괴수·SF물을 꾸준히 연출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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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 토토이 부활한 지 35년의 세월이 흘렀다. 머스트잇 토토들은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설 자리를 잃고,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가진 적도 인근의 섬만이 그들의 유일한 터전으로 남는다. 거대 제약사 파커제닉스의 마틴 크렙스(루퍼트 프렌드 분)는 용병 출신 조라(스칼렛 조핸슨 분)와 헨리 박사(조너선 베일리 분)에게 적도에 있는 ‘출입 금지 구역’에 함께 갈 것을 제안한다. 목표는 육해공의 거대 머스트잇 토토으로부터 신약 개발을 위한 DNA를 확보하는 것.

조라의 과거 동료들과 탐사팀을 꾸린 이들은 섬에 도착하기도 전에 바다에서 배와 동료를 잃지만, 그럼에도 DNA를 얻기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 대서양을 횡단하던 중 조난 위기를 맞았지만 탐사팀에게 구조된 델가도 가족도 함께 섬에 발을 들인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섬 안의 비밀 연구소에서 17년 전 머스트잇 토토 유전자 조작 연구가 행해졌던 끔찍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고, 난폭한 머스트잇 토토들의 공격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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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는 분명 아는 맛이다. 하지만 공룡은 아니다. 영화는 육지와 바다, 하늘을 누비는 타이타노사우루스, 모사사우르스, 케찰코아틀루스 등 거대 공룡들이 등장하며 점차 잊혔던 머스트잇 토토 위압감을 되살린다. 공룡이라는 최상위 포식자로부터 나오는 ‘공포’를 다시 일깨우려 했다는 게 감독의 의도다. 에드워즈 감독은 “공룡을 단순한 과거로 치부할 순 없다. 실제로 존재했었고, 그 기억이 본능적으로 남아 두려운 느낌”라며 “이번엔 약간 거칠고, 위협적이고, 좀 사악해 보이길 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작들에서 잠깐의 등장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던 모사사우르스는 이번 영화에선 초반부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DNA를 얻기 위해 모사사우르스를 좇는 탐사팀과 자신에게 다가오는 배와 경쟁하듯 바다를 가르는 모사사우르스가 보여주는 해상 추격신의 스릴과 박진감은 기대 이상이다.

영화는 육해공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조금씩 바뀌는 공간적 설정이 영화의 지루함을 던다. 모든 촬영은 태국과 몰타 등 실제 로케이션에서 진행됐다. 배우들의 연기도 몰입감을 더한다. 주인공 ‘조라’ 역의 스칼릿 조핸슨은 이제는 그저 액션과 한 몸이 된 듯 자연스러운 스턴트를 선보인다. 조핸슨과 조너선 베일리는 이번 영화를 위해 암벽 하강 기술인 레펠과 세일링 등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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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은 더해진다. 유전자 조작 머스트잇 토토 뮤타돈의 등장으로 영화는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눈을 질끈 감게 되는 스릴의 강도를 올린다. 몰아치는 머스트잇 토토들의 위협과 서스펜스가 여름 블록버스터다운 시원함을 폭발시킨다.

에드워즈 감독은 “원작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그대로 담아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오리지널의 감성을 끄집어낸다. 영화 곳곳에 담긴 ‘오마쥬’를 찾는 재미도 있다. 깜깜한 주유소 매점에서 뮤타돈과 어둠 속 숨바꼭질을 하는 델가도 가족, 시리즈 주인공이라면 주머니에 늘 소지하는 듯한 조명탄으로 머스트잇 토토을 유인하는 던컨 킨케이드(마허샬라 알리 분), 더 나아가 섬에서 만난 야생의 티타노사우르스가 뿜어내는 경이로움은 모두 오리지널의 한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감독은 이 영화가 “스필버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손에서 태어난 시리즈를 현대의 기술과 에드워즈 감독의 연출력으로 재해석한, 쥬라기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이다. 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