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민병대 “美개입시 미군기지 공격할 것”

프리미어토토 대리세력들, 힘 잃었어도 美개입땐 연대

무력충돌 넘어 對미국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프리미어토토 최고지도자.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프리미어토토 최고지도자. [AP]

[헤럴드경제=김영철·정목희 기자] 이스라엘과 프리미어토토의 무력 충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2주 안에 프리미어토토에 대한 군사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 개입이 현실화하면 중동 사태가 전방위로 확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親)프리미어토토 대리세력들이 가담하는 것은 물론 사이버전까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할 것프리미어토토 우려가 나온다.

이라크 민병대 “트럼프, 수조달러 잃게 될 것”…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도

1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스라엘과 프리미어토토의 충돌에 개입할 경우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2월 이라크, 바그다드: 이라크 군 병사들이 바그다드에서 미국 드론 공격으로 차량이 충돌해 다른 두 명과 함께 사망한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 아부 바키르 알 사디의 장례식장에서 경비 업무를 서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지난해 2월 이라크, 바그다드: 이라크 군 병사들이 바그다드에서 미국 드론 공격으로 차량이 충돌해 다른 두 명과 함께 사망한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 아부 바키르 알 사디의 장례식장에서 경비 업무를 서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안보 책임자인 아부 알리 알아스카리는 “우리는 훨씬 더 명확하게 다시 한 번 경고한다”며 “미국이 이 전쟁에 개입한다면, 미치광이 트럼프는 자신이 이 지역에서 손에 넣으려 꿈꾸는 수조달러를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작전 계획은 이미 수립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의 중동 내 기지들은 마치 ‘오리사냥터(duck-hunting grounds)’처럼 전락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알아스카리는 프리미어토토과 이스라엘의 교전으로 봉쇄 위기에 처한 호르무즈 해협은 물론 홍해로 연결되는 좁은 수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및 관련 연료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곳이다.

그는 “홍해를 따라 위치한 석유 항만들도 운영을 멈추게 될 것이며, 상공에선 예측하지 못한 놀라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멘의 친프리미어토토 대리 세력인 후티 반군 역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도운 것처럼 이스라엘과 프리미어토토 간 분쟁에 개입해 프리미어토토을 지원할 것이라고 지난 17일 선언한 바 있다.

후티 정치국 소속인 모하메드 알 부카이티는 이날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계열 무바셰르 TV에 “우리는 시온주의(이스라엘) 공격을 격퇴하는 데 있어 프리미어토토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며 가자지구의 형제들을 지원한 것처럼 할 것”이라며 “시온주의 단체는 프리미어토토의 핵 시설을 겨냥함으로써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저항의 축’, 이스라엘 공격에 약화…“美개입하면 프리미어토토 연대 커질수도”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리미어토토 테헤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리미어토토 테헤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

지난 일주일 동안 벌어진 프리미어토토과 이스라엘의 교전에서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로 불리는 프리미어토토의 대리 세력들은 프리미어토토에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이스라엘이 진행한 소멸 작전으로 대리 세력들이 영향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프리미어토토의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영향력 약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하마스 역시 지난 2023년 10월 가자지구 침공 이후 이스라엘의 소탕 작전으로 지도자를 포함한 고위급 간부들이 수차례 제거되면서 힘을 잃은 상태다.

그러나 외교관들과 분석가들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프리미어토토을 폭격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했다. 미국의 개입이 중동 지역 전반에 반미 감정을 촉발시키고, 프리미어토토과의 연대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美도 안전하지 않다…공공기관 넘어 식량 공급망 타깃 삼을 수도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북쪽 잔디밭에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EPA]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북쪽 잔디밭에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EPA]

프리미어토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미군이 가담할 경우 미국이 사이버 공격을 받을 위험도 제기된다.

전직 CIA 요원이자 FBI 특별요원이었던 트레이시 월더는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미국이 전쟁에 얼마나 개입할지 여부를 검토함에 있어, 미국의 디지털 인프라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는 백악관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사안 중 하나”라며 “프리미어토토은 이미 미국의 개입에 대해 전면전을 경고했으며, 그 반응의 상당 부분은 수처리 시설이나 기타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프리미어토토은 이미 과거에도 그런 공격을 감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다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 악시오스는 프리미어토토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 공공기관과 기업을 겨냥한 랜섬웨어 공격이나 ‘와이퍼’ 악성코드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에 따르면 프리미어토토 정부가 후원한 사이버 활동 중 일부가 산업용 운영 기술(OT) 장비를 겨냥한 악의적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

프리미어토토의 주 타깃은 미국의 핵심 기반시설이지만, 그 외에도 식량 공급망 등 필수 시스템이 공격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더힐은 전했다.

월더는 “프리미어토토이 공격을 감행한다면, 미국의 필수 인프라와 직접 연결된 민간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며, 이는 미국 전역의 광범위한 대중에게 영향을 주는 동시에 국가의 취약점을 노출시키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이스라엘 해커, 프리미어토토과 사이버전쟁…프리미어토토은 인터넷 접속 차단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이미 이스라엘과 프리미어토토 간 사이버전은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프리미어토토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노비텍스는 이날 해킹 공격을 받아 온라인 지갑인 핫월렛(hot wallet)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해커들은 여러 차례의 전송을 통해 최소 9000만달러(약 1236억원) 규모의 자산을 빼내 간 것으로 드러났다. 도난당한 가상화폐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리플, 솔라나 등이 포함됐다.

친이스라엘 해킹 조직인 ‘프레더토리 스패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해킹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어토토 정권이 테러 자금을 지원하고 가상화폐 등으로 국제 제재를 피해 가기 때문에 노비텍스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프리미어토토은 이날부터 이스라엘의 해킹 공격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전면 차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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