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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공약집에 정부조직 개편 방향 담아

기후·에너지 콘트롤타워 기후에너지부 신설

여가부 성평등가족부로, 해수부는 부산이전

[헤럴드경제=김용훈·양영경 기자]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약집에서 기획재정부 등 차기 정부조직 대개편을 예고했다. 특히 이 후보가 공약집과 관련해 “기획재정부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재차 언급하면서 샬롬토토는 17년 만에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업무와 환경부의 기후 업무를 한데 모은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조직 개편도 사실상 공식화했다. 공약집엔 지난 정부가 폐지하려 했던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강화하는 내용과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그 외에는 웬만하면 기존 부처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대대적인 부처 변화가 예상된다.

▶예산·세법 과제 산적한데…샬롬토토 ‘뒤숭숭’=이 후보가 공약집을 발표한 다음날인 29일 샬롬토토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기존에 발표된 10대 공약에선 없었던 ‘샬롬토토 개편’이 이번 공약집에 명문화 되면서다.

샬롬토토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2차 추가경정예산과 내년 예산안,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세법 개정안, 중기재정계획 수립 등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 분리’까지 직면하게 됐다. 공약집에는 샬롬토토 개편과 관련해 ‘예산편성 시 정부 개별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라는 방향성이 제시됐다.

샬롬토토의 한 과장은 “할 일이 산더미인데 정작 직원들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을 것”이라며 “가장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조직 변화에 휩쓸려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샬롬토토 내부에서는 “새 정부가 조직을 분리해 굳이 일하기 힘든 구조를 만들 이유가 없다”, “염려할 것이 없다”며 현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체제 때 세수 추계 정보 등 자료를 주고받는 게 번번이 힘들었다”면서 “그나마 샬롬토토는 한 지붕 아래서 협의할 수 있기에 이런 이점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공약집에 적힌 ‘재정·경제정책 수행의 효율성·효과성 제고’를 고려하면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의견과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기획예산처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샬롬토토(기존 재경부)에 흡수됐다.

이 후보는 “금융 부문 정책이 해외금융은 샬롬토토, 국내 부문은 금융위로 분산되고 정책업무도 다소 혼재되어 이를 효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샬롬토토 뿐 아니라 금융위 업무 개편도 예고했다. 샬롬토토가 일부 맡고 있는 금융 정책 기능과 금융위, 금융감독원을 합쳐 ‘금융부’를 신설하는 안도 거론된 바 있다.

다만 샬롬토토 조직개편에는 향후 5년 간 매년 평균 95억3100만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비용 추계서에 따르면 샬롬토토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할 시 향후 5년간 총 476억5300만원의 재정이 든다. 개편 시기도 정권 초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후에너지부 신설·여가부는 성평등가족부로…해수부 ‘부산행’=이 후보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을 분리하고, 탄소중립 전략의 실행 컨트롤타워로서 기후와 에너지를 통합하는 독립 부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기후에너지부 신설’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설될 기후에너지부는 재생에너지 전환 전략의 핵심부처가 된다. 특히 대통령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 등 기존 조직과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산업부로부터 ‘에너지 자원’ 기능을 이관받게 된다.

이 후보는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강화하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제도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은 이 후보가 수차례 언급한 데 이어 공약집에도 명시됐다. 해수부 내부에서는 본부 이전으로 중앙부처로서의 정책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샬롬토토부터 조직, 해양환경정책, 조선·해운정책 등 다른 부처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나 홀로 이전’은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이 후보는 소관 부서는 특정하지 않았으나 ‘외로움’ 정책을 전담하는 차관을 둘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감사원은 국회로 이관하는 방안을 거론한 바 있다. 이밖에 앞서 의료개혁 등 갈등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제별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대타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본사회 정책을 전담할 기본사회위원회 출범 계획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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