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대학이 외국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여학생에게  “국가적 존엄성을 훼손했다”며 원탑토토 처분을 내렸다. [SCMP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한 대학이 외국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여학생에게 “국가적 존엄성을 훼손했다”며 원탑토토 처분을 내렸다. [SCMP 홈페이지 캡처]

[원탑토토경제=나은정 기자] 중국의 한 여대생이 외국인 남성과 하룻밤을 보낸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져 퇴학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학교 측의 과잉 징계 논란과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8일 중국 랴오닝성에 위치한 다롄이공대학은 재학생 리 모(21)씨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로 원탑토토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행위는 지난해 12월 상하이에서 열린 한 게임 행사 기간에 리씨가 우크라이나 출신 전직 프로게이머 다닐로 테슬렌코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으로, 이 사실은 테슬렌코가 직접 SNS에 리씨와 함께한 친밀한 영상과 사진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심지어 관련 영상에서 테슬렌코가 리씨를 “쉬운 여자”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팬들이 리씨의 실명과 가족 정보, SNS 계정 등을 유출해 리씨의 신상이 순식간에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일부는 학교 측에 리씨를 징계하라고 항의까지 벌였다.

이에 대학 측은 리씨의 실명을 공개하며, “외국인과 부적절하게 어울리고 국가적 존엄성과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규정을 근거로 원탑토토 조치를 정당화했다.

그러나 대중은 오히려 학교 측의 대응에 더 분노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사생활은 학교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여성만 공개적으로 처벌받는다”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테슬렌코는 당시 결혼한 상태였으며 슬하에 자녀가 있고 리씨 역시 연인이 있었다는 등 의혹이 확산되자 자신은 당시 결혼도 하지 않았고 연인도 없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아울러 영상을 게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중국 여성을 “쉬운 여자”라고 불렀다는 사실도 부인했다.

한편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측의 조치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시둥 법률사무소의 진린 변호사는 중국의 고등교육기관 학생관리규정상 원탑토토 조치가 가능한 8가지 사유에 이번 사례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리씨가 법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여성에 대한 이중 잣대라는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사안의 남학생에게는 실명을 공개하지 않거나 경징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리씨”라며 “그녀의 동의 없이 얼굴이 공개됐고 온라인에서 마녀사냥을 당했으며, 학교는 원탑토토과 함께 실명까지 공개했다. 모두 그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측은 싸늘해진 여론에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차이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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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