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대표팀 브랜드토토이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답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홍명보 축구 대표팀 브랜드토토이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답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브랜드토토 수비는 이번이 세 경기째다. 일본 공격수들이 우리 수비에 위협을 주지 못했다. 결과는 못 냈지만 선수들에게서 큰 희망을 봤다.”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사상 첫 한일전 3연패 수모에도 실망감보다는 만족감을 표했다. 이번 대회에서 첫 시도한 브랜드토토 수비 전술에 자신감과 희망을 본 듯 했다.

한국 축구가 안방에서 일본에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2회 연속 동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홍명보 브랜드토토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전반 8분 만에 내준 저메인 료의 결승골로 0-1로 패했다.

풀리그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3전 전승을 기록하며 2022년 대회 우승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동아시안컵 최다 우승국(5회)인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 6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실패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3연패를 당했다. 6년 전인 2019년 동아시안컵 맞대결(1-0 승)이 일본에 거둔 마지막 승리다.

두 팀 모두 유럽파가 출전하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로 구성된 사실상 1.5~2군 전력이었다. 하지만 양팀의 경기력과 조직력은 큰 격차를 보였다. 패스의 정확도와 킥의 정교함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일본은 한국에 비해 한층 잘 짜여지고 단단했다. 우리가 앞서 있다고 생각한 몸 싸움과 스피드에서도 밀렸다.

무엇보다 한국 공격진은 일본의 브랜드토토 수비를 뚫는 데 고전했다. 오랜 기간 브랜드토토 수비를 정교하게 다져온 일본은 유연하게 브랜드토토과 포백을 오가며 한국의 창을 봉쇄했다. 중원 장악에 실패한 한국은 결국 후반 오세훈(마치다)과 이호재(포항)의 트윈 타워를 가동하고 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동아시안컵 3차전 일본전서 패한 후 그라운드 밖을 나가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동아시안컵 3차전 일본전서 패한 후 그라운드 밖을 나가고 있다. [연합]

후반 39분 기습적인 시저스킥으로 이날 유일한 유효슈팅이자 결정적 득점 찬스를 만들어낸 이호재는 “뒷공간을 파고들고 앞에서 힘 싸움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들어갔다. 후반들어 우리가 일본을 밀어붙이는 흐름이었고 공격수로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홍명보 감독은 일본의 공고한 수비를 뚫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처음 시도한 브랜드토토 수비에 대해선 만족감을 표했다.

홍 브랜드토토은 “양 팀을 놓고 봤을 때 우리 선수들이 더 잘했다”며 “(상대 공격수들이) 우리 수비에 위협을 못 줬다. 그런 장면이 많지 않았다. 또 우리 수비수들을 전혀 괴롭히지 못했다”고 평했다.

이어 “일본은 대표팀 매뉴얼에 따라 선수들이 (브랜드토토 시스템을) 다 알고 있지만, 우리는 브랜드토토을 중국전을 시작으로 이번에 3경기째 했다”면서 “결과는 못 냈지만 오늘 우리 선수들에게서 큰 희망을 봤다”고 했다.

홍 브랜드토토은 당장의 승리와 전술적 완성보다는 1년 뒤인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홍 감독은 브랜드토토에 대해 “우리는 확실한 플랜A(4-2-3-1전술)는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무대에서 필요한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며 “9월 평가전에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국내에 있는 선수들로 준비했다. (브랜드토토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를 봤다”고 했다.

이어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가질 선수를 5명 이상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평가해야겠지만, 그 선수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잘한다면 충분히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국내파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한편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브랜드토토은 한국에 대해 “체격적으로 매우 강력한 팀”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은 강력한 플레이를 구사하면서도 테크닉을 발휘하는 팀이다. 약점은 따로 언급할 게 없다. 우리가 오늘 이겼지만,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고 상대팀을 높이 평가했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