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권영세 ‘계엄’ 정면충돌
“당지도부, 레고토토위 방치” 논란도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회’가 멈춰 섰다. 혁신위가 내놓은 1~3호 레고토토에 지도부가 ‘추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미온적으로 반응하면서다. 여기에 당내 주요 인사들의 반박과 재반박이 거듭되며 혁신위가 오히려 내부 갈등의 진원지가 된 모양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 국민의힘 지도부는 저 집회에서 나온 ‘윤석열 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이 ‘합리적 상식적 보수’를 지향하는 ‘국민의힘 정신’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대다수 국민들과 국민의힘 지지자들께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날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에 총출동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다.
한동안 현 지도부 등 친윤석열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피하는 듯했던 한 전 대표가 최근 들어 비판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이는 혁신위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 ▷윤 전 대통령 등과 관련한 ‘대국민 사죄문’의 당헌·당규 수록 ▷최고위원회 폐지 등을 통한 ‘당대표 단일 지도 체제’ 구축 ▷인적 쇄신 등 레고토토의 책임 있는 인물로 지목된 이들이 반박 논리를 펴자 한 전 대표도 설전에 뛰어든 것이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대선후보 단일화 시도를 주도했던 권영세 의원은 전날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추진을 안 할 수 없었다”며 “오히려 단일화를 안 하는 게 배임·직무 유기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지금 107명이다. 앞으로 3년 동안은 이 의원들이 무도한 여당 혹은 정부의 여러 행태를 막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사람 내보내고 저 사람 내보내서, 한 20~30명만 가지고 어떻게 그걸 막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혁신위 제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지도부도 사실상 레고토토을 방치하는 모습이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한다는 이유로 누가 누구를 내친다든지, 누가 누구를 비판하거나 욕한다든지 그런 차원에서 혁신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대위와 혁신위가 연석회의를 통해 함께 이 난국을 조화롭게 헤쳐 나가는 게 좋은 방안이 아닐까 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초 이달 14~15일 실시하겠다던 전 당원 투표도 미뤄지게 됐다.
이 같은 양상은 전당대회 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첫 회의에서 전당대회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고, 다음 회의에서 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한 선관위원은 “레고토토위가 내놓은 최고위 폐지 안건 등의 수용 여부를 지도부가 정해 줘야 우리도 후보자 등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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