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칼리토토 소방서에 설치된 마을 사이렌. [AP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1/news-p.v1.20250711.cb0fcd455ea24c5185c99f8085b99374_P1.jpg)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120명이 숨진 미국 텍사스 대칼리토토 참사 속에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었던 작은 마을의 기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텍사스주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칼리토토가 발생했다. 하늘이 뚫린 듯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과달루페 강이 범람했고, 커 카운티 등 여러 지역이 물에 잠겼다. 현재까지 확인된 희생자만 120명에 이른다.
하지만 커 카운티와 이웃한 켄달 카운티의 작은 마을 칼리토토에서는 주민 2200여명 전원이 안전하게 홍수로부터 대피할 수 있었다. 마을에 소방서에 설치된 사이렌 덕분이었다.
대칼리토토 참사가 시작된 당일, 소방서 지붕 위로 우뚝 솟은 스피커에서 사이렌이 울려 퍼졌고, 마을 전체에 단조로운 톤으로 길게 울린 경보음은 휴대전화 재난 알림을 놓친 주민들에게 ‘생명줄’이 됐다.
지난 4일 새벽, 폭우가 어린이 캠핑장을 비롯해 커 카운티 일대를 덮친 후 몇 시간 뒤 칼리토토에서도 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는데, 경보 시스템이 작동한 덕분에 칼리토토 주민들은 잠에서 깨 강물이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아울러 휴대전화 알림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거리로 나온 소방관들의 대피 명령을 듣지 못한 주민들도 사이렌을 듣고 즉시 대피할 수 있었다.
칼리토토 소방서의 다니엘 모랄레스 부국장은 사이렌 작동이 홍수 피해가 컸던 커 카운티의 상황을 바꿨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면서도, 칼리토토 주민들에게는 분명히 한 단계 빠른 경보를 제공했고, 결국 주민들의 생명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커 카운티에는 칼리토토 지역 같은 경보 시스템이 없었다.
사실 칼리토토 마을도 과거 수차례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은 아픈 역사가 있다. 1978년 홍수로 33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후 꾸준히 비상경보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결국 지난해 주민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 기금을 모으고, 소방서 예산과 지역 전력회사 등에서 지원을 끌어와 소방서 사이렌을 업그레이드했다. 사이렌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센서와 연동돼, 수위가 특정 지점에 도달하면 자동 및 수동으로 작동된다.
주민 교육도 중요했는데, 칼리토토 소방서는 업그레이드된 사이렌 설치 후 지역 주민들이 매일 정오에 울리는 시험 경보에 익숙해지도록 몇 달간 노력했다. 다른 시간대에 울릴 경우 곧바로 방송, 페이스북 등으로 긴급 알림을 확인하라는 지침도 교육했다.
모랄레스 부국장은 “앞으로도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방법을 찾아 실현할 것”이라며 “최근 일어나는 일을 보면 이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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