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테온’·‘에비뉴 청계 2차’ 멤버십토토 ‘찬바람’
대출규제로 나홀로 단지 상품성 약점 부각돼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무순위 멤버십토토 시장에서 ‘나홀로 아파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소형·중저가 단지임에도 계약률이 급감했고, 무순위 멤버십토토에서도 외면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서울 강동구 길동 ‘디 아테온’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 멤버십토토홈에 따르면 해당 단지는 전체 64가구 중 미계약으로 남아있는 58가구가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무순위 멤버십토토 시장에 나와 입주자모집공고가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임의 공급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디 아테온 분양관계자는 “17일 당첨자 발표지만 현재 멤버십토토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순위 접수 이후에도 재고가 남을 경우 임의공급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전용 59㎡를 기준으로 약 5100만원 정도가 대출이 안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상담드리지만, 이마저도 부담으로 느끼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종로구 숭인동의 ‘에비뉴 청계 2차’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2021년 7월 첫 분양 이후 아직도 잔여 16가구가 남아 있으며, 무순위 멤버십토토이 12차례나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4일 16가구에 대한 11차 무순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갔지만, 이달 9일 12차 공고에서도 여전히 같은 가구 수가 남아있어 실질적인 계약 진행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같은 ‘줍줍’ 시장의 냉각은 단순히 수요 위축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가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까지 차단하면서 전세를 끼고 잔금을 치르는 갭투자 방식이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이에 따라 실입주가 가능한 ‘현금 수요자’만이 멤버십토토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예비 멤버십토토자들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반면 인기 단지와 대단지 아파트는 오히려 무순위 멤버십토토시장에서 상승세를 타며 정반대 행보를 보인다. 지난달 24일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109가구 무순위 멤버십토토에 1246명이 신청해 평균 11.4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도 무순위 멤버십토토이 임의 공급 단계로 이어졌지만, 지난 4월 5차 임의 공급 당시 10.36대 1이던 경쟁률이 이달 28.93대 1로 급등했다. 분양가는 9억원대였지만, 향후 인근 신규 분양의 예상 분양가가 12~13억 원 수준으로 예측되면서 오히려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박지민 월용멤버십토토연구소 대표는 “입지가 애매하고 가격 부담이 큰 나홀로 단지는 대출 규제가 겹치며 미분양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같은 분양가로 준신축 대단지를 선택할 수 있는 강동 지역 특성상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비교할 여지가 많다”고 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서는 할인 분양·계약조건 완화 등 공급자 측의 추가 유인이 없을 경우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라며 “앞으로 나홀로 단지는 고분양가 유지보다는 유연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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