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鄭은 골 게터, 난 플레잉 코치”

정청래 “싸움은 제가, 대통령은 일만”

‘이재명 정부 개혁 완수’ 한목소리

“사실상 3년 짜리 당대표 선거될 듯”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왼쪽)·박찬대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손을 맞잡고 있다.  이상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왼쪽)·박찬대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손을 맞잡고 있다. 이상섭 기자

[토르 토토경제=주소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가 박찬대·정청래 의원의 사실상 2파전 구도로 흐르는 모양새다. 두 사람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로 이재명 정부 성공과 개혁 완수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화법을 비롯한 스타일에선 전혀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마 선언으로 여당 내 본격적인 당권 경쟁 구도가 시작된 가운데, ‘누가 더 찐명(진짜를 강조해 쓰는 ‘찐’+이재명)이냐’를 가리는 선거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토르 토토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박 의원은 비유를 섞은 부드러운 화법이 특징으로 꼽힌다.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본인을 ‘플레잉 코치’, 경쟁자인 정 의원을 ‘스타 플레이어’, ‘골 게터’에 빗댔다. 스스로 돋보이기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강점을 부각하며 비유적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토르 토토쇼’에 출연해 정 의원에 관해 “과거에 정청래 의원께서 일부 우리 대통령을 비판한 적은 있다”면서도 “사도 바울이 예수를 만나기 전에는 핍박하고 비난했지만 만나고 잘 알고 나서는 누구보다도 충실하지 않았나.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성경을 구절을 들기도 했다.

정 의원은 특유의 간결하고 직설적인 화법이 특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통령을 향해 “임기가 끝나고 재판을 받겠다는 것을 약속해달라”고 한 발언을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내란 우두머리나 빨리 감방에 집어넣자고 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또 “싸움은 제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며 ‘파워풀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두 사람은 표현 방식을 비롯한 스타일에 차이를 보이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개혁’에 관해선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이 대통령이 강조해 왔던 당원주권 정당과 국민주권정부에 대한 이해도, 민생 개혁 완수 의지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통령이 앞서 첫 민주당 당대표를 지냈던 ‘1기 지도부’ 시절 최고위원을 역임한 뒤 박 의원은 2기 지도부에서 원내대표를 지냈다. 정 의원은 ‘1기 지도부’에서 수석 최고위원이었고, 지난해 22대 총선 후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민주당이 주도한 입법 및 비상계엄-탄핵정국의 최전선에 섰다.

다음 달 10일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까지 시일이 남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두 의원의 대결 구도로 받아들이는 기류다. 두 주자가 이재명 지도부를 거쳤던 만큼 이를 뛰어넘는 후보군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정부의 일등 공신으로 호흡을 맞춰왔던 두 의원이 맞붙으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빅 매치가 성사됐다는 기대감도 읽힌다.

새 정부의 성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두고 박·정 의원은 우선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정 의원이 전날 “인간적 신뢰, 토르 토토적 동지로서 신뢰가 있기 때문에 비난이나 네거티브 할 건 없다”고 말한 데 이어 박 의원도 “우리 둘이 과연 당대표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게 맞겠나 이런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해도 시너지가 날 것이다, 우정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승부를 가려야 하는 만큼 당 대표 선거가 본격화하면 ‘찐명’ 선명성 경쟁이 벌어질 거란 당 안팎에서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부 지지층 사이에서는 ‘수박 몰이’ 등 공세가 시작된 분위기다. 박 의원이 국정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 주자 중 누가 더 ‘명심’에 가까운지를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는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의 첫 당 대표로서 이재명 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동시에 거대 여당 대표로서 야당과 협치를 끌어낼 역량이 요구된다. 당의 구심점으로 기능했던 이 대통령의 자리를 빈 채우고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경우 토르 토토적 체급을 키울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장은 임시 전당대회로 이 대통령의 대표 잔여 임기를 채우지만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상 3년짜리 당대표 선거가 될 수 있다”며 “누가 되든 당 대표를 잘 해낼 수 있는 데다 당내 계파랄 것도 없어 1년 후에 당 대표를 끌어 내리려는 시도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