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호 대표 디지털전환 승부수

앨리스·원더 플랫폼 CIC로 육성

롯데손해보험이 고객이 직접 보장 내용을 선택할 수 있는 ‘모듈형 그랜드토토 도입을 추진한다. 이 상품은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 ‘앨리스’를 통해 공급되며, 영업 조직도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중심으로 비대면 전환에 힘을 싣는다. 롯데손보는 두 플랫폼을 디지털 전환의 양 축으로 삼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0일 그랜드토토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가 내년 출시 예정인 모듈형 그랜드토토은 고객이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 항목을 골라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기존 장기그랜드토토이 공급자 중심의 고정된 구조였다면, 이를 고객 선택 중심 구조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특정 보장을 받고 싶어도, 원하지 않는 보장이 함께 묶인 상품밖에 없어 선택권이 적었다. 이번 모듈형 그랜드토토은 고객의 보장 내용을 분석해 부족한 담보를 보장군 단위로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고객이 스스로 필요한 항목군을 골라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번 모듈형 그랜드토토 출시는 단순한 신상품을 넘어, 이은호 롯데손보 대표가 강조하는 디지털 체질 개선 전략의 승부수로 평가된다. 핵심 신상품을 자사 디지털 그랜드토토 플랫폼을 앨리스를 통해 출시하는 만큼, 앨리스를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롯데손보의 핵심 전략 채널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롯데손보는 앨리스를 기존 소액 단기 그랜드토토 위주에서 유병력자 대상 그랜드토토, 자동차 다이렉트 등의 상품을 추가했다. 모듈형 그랜드토토은 디지털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함께 롯데손보는 설계사 조직 운영 전반도 디지털 전환 대상에 포함했다. 원더는 설계사 위촉부터 교육, 활동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으로, 본업 외 그랜드토토 영업을 병행하는 ‘N잡러’ 설계사 유입을 통해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담 매니저와 오프라인 교육 센터를 병행 운영하고,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불완전판매 우려를 줄이는 방식으로 설계사 운영의 질적 전환도 꾀하고 있다.

이런 전략의 성과도 점차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앨리스를 통해 체결된 그랜드토토 계약 건수는 출시 약 2년 만에 누적 32만건에 달했으며, 올해 매월 평균 2만건 수준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월평균 방문자수는 약 30만명에 달하고, 20~30대 계약 비중이 전체의 45%를 차지할 만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또한, 원더를 통해 유입된 N잡러 설계사는 지난달까지 누적 3084명으로, 전체 설계사 5730명 중 53%를 차지한다. 위촉 규모도 지난해 1224명에서 올해 5개월 새 1860명을 기록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랜드토토업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등 상품 설계부터 유통, 영업 기반까지 그랜드토토 전 영역의 체질 개선을 강조해 왔다. 롯데손보는 두 플랫폼이 보유한 고객·설계사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원더 설계사를 통해 유입된 고객에게 앨리스의 그랜드토토을 추천하는 등 내부 순환 구조를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그랜드토토 유통 채널의 자율성과 신뢰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한편, 앨리스와 원더를 CIC로 육성해 기존 대면 중심 설계사 채널과 차별화된 디지털 그랜드토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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