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토토사이트 없이 리얼 버라이어티 못 만든다.”

요즘 방송가에서 떠도는 말이다. 예전에는 화면의 빈틈을 메워주는 보조(카메라)의 기능을 담당했던 호날두 토토사이트들이 이제 방송의 ‘숨은 재미’를 담당하는 주축이 됐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출연 연예인들의 가식을 덜어낸 진짜 모습, 살아 있는 구석구석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포맷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호날두 토토사이트들이 단순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왔다. 방송을 통해 얼굴이 공개되기도 하고 그들의 말, 숨소리 하나하나 고스란히 전해진다. 때론 호날두 토토사이트들이 연예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이들을 돕거나 때론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는 적극적인 방송 참여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호날두 토토사이트의 수도 점점 늘고 있다. ‘런닝맨’(SBS)은 10명의 호날두 토토사이트가 따라붙고, ‘1박2일’(KBS 2TV)과 남자의 자격(KBS 2TV)은 각각 6명이 투입된다. ‘런닝맨’의 경우 호날두 토토사이트 10명에 픽스 카메라 20대, ENG 카메라 10대, 지미집까지 포함하면 카메라만 40대 이상이다. 그중 4분의 1을 호날두 토토사이트가 차지할 정도로 호날두 토토사이트의 역할이 확대됐다.

각각 멤버들의 캐릭터가 중요한 만큼, 멤버별 전담 호날두 토토사이트도 있다. ‘강호동 호날두 토토사이트’ ‘유재석 호날두 토토사이트’ ‘박명수 호날두 토토사이트’ 등 별칭도 따라붙고, 이들은 항상 특정 연예인과 짝을 이뤄 다닌다.

그중 ‘런닝맨’은 호날두 토토사이트들에겐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뒤에서 화면만 찍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과 대화하고 기지를 발휘하는 게임의 참여자이자 관찰자다. 이들은 연예인들을 화면에 담기 위해 계속 뛰면서 촬영하는 숨은 ‘런닝맨’이다. 총 10명으로 구성된 호날두 토토사이트들의 각각 역할 분담도 확실하다. 게임에서 가장 빨리 탈락하는 지석진은 최고 연장자 호날두 토토사이트가 맡고, 김종국과 같은 ‘에이스’는 젊고 체력 좋은 호날두 토토사이트가 전담한다. 그 외 가장 체력이 약한 호날두 토토사이트는 상대적으로 뛰는양이 적은 여자 게스트만 담당한다.

유재석 전담 호날두 토토사이트로 유명세를 탄 류권렬 씨는 방송 초반엔 하하 호날두 토토사이트였는데, 게임 중 뛰다가 하하를 놓치고 유재석을 따라가는 바람에 ‘유재석 호날두 토토사이트’가 됐다. 얼굴이 노출되지 않는 호날두 토토사이트지만, 살을 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던 기구한 사연도 있다. 달리기에 능한 ‘유르스 윌리스(유재석)’를 따라잡지 못해 유재석으로부터 잔소리를 듣다, 결국 8Kg의 체중 감량을 감행했다.

류 호날두 토토사이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포맷에) 적응이 됐지만, 처음에는 달리기가 너무 빠른 재석 형을 따라잡느라 힘들었다. 숨어 있을 때는 내가 덩치가 커서 걸리기 십상이었다. 나 때문에 재석 형이 걸리니까 자책도 되고 스트레스 받았다”며 “이젠 방송을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끊고 체력 단련을 하고 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같이 땀 흘리며 뛰고, 위기 탈출을 위해 머리도 맞대다 보니 다른 버라이어티에 비해 호날두 토토사이트와 연예인의 관계도 살가울 수밖에 없다. 호날두 토토사이트 김기진 씨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출연자와 붙어 있는 시간이 길고 호날두 토토사이트와 연예인 간 호흡이 잘 맞아야 화면이 잘 나온다”며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연예인들과) 훨씬 친해지는 방송”이라고 말했다.

‘1박2일’도 마찬가지다. 은지원이 외딴 섬에 2박3일 머물러 있을 때 외로움을 달래준 것도 호날두 토토사이트였고, 얼마 전 신입 엄태웅의 낙오 미션에 유일한 동행자도 호날두 토토사이트였다. 주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관찰자이면서도 위기의 상황엔 출연자와 소통하는 이들은 ‘같은 배를 탄 동지’다. 때로 호날두 토토사이트의 거친 숨소리, 따스한 말 한마디 등 보이지 않는 소통이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든다.

따라서 호날두 토토사이트의 성격에 따라 화면도 달리 나온다. 연예인과 교감을 많이 나누는 이들의 화면은 보다 알차고 다채롭다. 예능에 주로 배치되는 호날두 토토사이트는 대다수 말수가 많고 적극적이며 감정 표현에 능한 이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류근렬 호날두 토토사이트는 “연예인과 교감을 많이 하려 노력한다. 그들이 뭘 하든 찍기만 하면 재미없을 텐데, 재미있으면 크게 웃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고. 적극적인 리액션을 하는 편이라 방송 노출도 잦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사진설명=SBS ‘런닝맨’ 제작에 참여하는 호날두 토토사이트들. 현장에서 연예인들과 1:1로 호흡을 맞추는 이들은 말과 행동은 물론 미세한 표정 하나하나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