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이고, 잔혹하게 묘사된 게 인간이었다. 지구 종말을 이끈 불가항력의 재난을 다룬 영화들의 스테레오타입(Stereotypeㆍ고정관념)이다. 산과 바다가 뒤엉키는 스펙타클한 영상이 지나간 뒤엔 으레 생존을 건 탐욕스러운 인간 군상에 초점을 맞춰왔다. 나 자신 혹은 가족의 빵과 물을 위해선 살인도 삶의 방식이라는 게 극한 상황에선 인지상정으로 여겨졌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대재앙 속에선 누구라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는 동질감을 영화들은 상식화했다.
대재앙 한 가운데 있는 이웃나라 토토사이트 3 3. 그 곳에 사는 1억3000여만명의 토토사이트 3 3인은 인간 본성이 추악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말았다. 인간은 공동선을 위해 양보하고, 안정된 이성을 갖고 있는 존재임을 그들은 보여줬다.
토토사이트 3 3 관측 이래 역사상 네번째로 강한 진도 9.0의 토토사이트 3 3과 높이 10m의 쓰나미가 수십년가꾼 내집과 정원을 무참히 짓밟은 사태앞에서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성’을 잃지 않았다.
리얼리티 영화의 무대가 된 토토사이트 3 3인에서 영화속 야만적 행태는 없었다. 내ㆍ외신들은 공포와 흥분이 뒤섞인 폐허 위에 외롭게 선 주유소에서는 200~300m가량 줄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져 있었다. 경적을 울리며 조바심을 내는 사람은 없다. 주유량도 대당 2000엔(한화 2만여원)으로 제한했지만 불평은 없다.
한국인에겐 친숙한(?) 단어인 생필품 사재기도 목격할 수 없다. 제한적으로 생수를 공급해주는 학교,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 쇼핑센터와 편의점 앞에는 새치기하는 사람없이 자신의 차례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CNN은 “토토사이트 3 3인인 가게에서 뒷사람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만 사가는 극도의 침착함을 보였다”며 “구호품을 받을 때도 순서를 기다려 하나씩만 받아갔다”고 전했다.
피난소에 모인 주민들에게서 그 어떤 원성도 들리지 않는다. 그 흔한 고성과 동물같은 울부짖음도 찾기 어렵다. 노약자를 대피소에 먼저 입장시키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체화된 때문이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메이와쿠(迷惑)’ 근절 문화가 어릴적 부터 사회윤리 교육시간의 핵심 키워드로 배웠고, 몸에 밴 공동체 의식은 위기때 재기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기때의 행동요령을 알면서도 막상 일이 터지면 우왕좌왕하는 여느 나라의 모습도 토토사이트 3 3인들에게는 생각할수 없는 행태였다.
정부의 토토사이트 3 3 조기 경보 시스템은 적기에 발령됐고, 국민들도 매뉴얼에 따라 동요하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원전 피해 초기 대응 미숙에 비난여론이 있지만, 도(度)를 넘지 않는다.
미야기현에서 사는 메구미 안도(72)씨는 폐허가 된 마을을 다시 찾아 담담한 표정으로 “걱정스럽지만 하나씩 정리를 해야겠다”며 지금 해야할 일을 찾았다.
대재앙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일으켜 케이오스(Chaos·대혼돈)를 가져올 것이라는 상식이 토토사이트 3 3에선 틀어진 것이다. 살아남은 자라 해도 혈육과 터전을 앗아간 시커먼 바닷물만큼이나 가슴이 까맣게 타버려 절망적이지만, 토토사이트 3 3인들의 저력은 바래지 않았다.
매년 1만6000여회의 지진이 발생하는 땅에서 재난을 숙명으로 받아 들이고 산 토토사이트 3 3인. ‘他人に 迷惑を 掛けるな(메이와쿠 가케루나)’라는 그들의 실천양식은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의식이 불지불식간 스며든 한국인에게 많은 것을 전하고 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m.com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