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이드라인 사설토토 막판 조율중

‘홍콩 사설토토’ 사태 이후 사실상 판매 중단

‘소비자 보호’ 정부 기조에 운영제한되나

사설토토 ELS 판매 가이드라인 세부 지침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주요 비이자수익원이었던 ELS 판매 재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4대 금융지주 본사 모습 [각 은행 제공]
사설토토 ELS 판매 가이드라인 세부 지침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주요 비이자수익원이었던 ELS 판매 재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4대 금융지주 본사 모습 [각 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사설토토의 ELS(주가연계증권) 가이드라인 판매 세부 지침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주요 비이자수익원이었던 ELS 판매 재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는 이달까지 사설토토 ELS 판매 가이드라인의 세부 지침들을 확정하기로 하고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 거점 점포 수나 운영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면 다음달께 은행들의 ELS 거점 점포 선정 현황 등을 취합해 금융당국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ELS란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사설토토에서도 고객의 돈을 운용한 뒤 수익을 돌려주는 ‘금전신탁’ 형태로 ELS 상품을 간접 취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초 홍콩H지수와 연계한 ELS에서 대량 손실이 발생하며 사설토토의 ELS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2021년 1만2000선이던 홍콩H지수가 5000선까지 떨어졌고, ELS 상품의 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사설토토에서만 홍콩 H지수 ELS 손실 확정 계좌는 17만 건에 달했다. 원금 10조4000억원 중 손실액은 4조6000원이다.

여기에 사설토토의 불완전 판매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지난해 초 일제히 ELS 판매를 중단했다.

사설토토들은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오는 9월 ELS 판매를 본격 재개한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기초 ELS 현황 및 대책’을 통해 제한적으로 ELS 판매를 본격 재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소비자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한 사설토토 거점 점포에서만 ELS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ELS 판매를 위해 공간을 분리하고, 전담 판매 직원을 두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5대 은행 점포수의 5~10% 정도를 거점점포로 지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기준으로면 최소 200개, 최대 400개의 거점점포가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거점점포가 많을수록 그만큼 ELS 수익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설토토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설토토은 ELS 판매 본격 재개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점점포 운영, 내부통제체계 확립, 판매제도 개선 등 세부 과제를 위한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유관 부서와 협업하고 있다. 증권사들 또한 은행신탁 ELS 판매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은행들이 ELS 판매를 본격 재개하면 사설토토의 비이자수익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각각 10.5%에서 9.4%, 12.3%에서 11.6%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ELS 판매를 최대한 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아직 사설토토이 ELS를 어떻게 운영할지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 내용을 보고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