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도 조기전대 머스트잇 토토주자 거론

오는 8월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대선 주자들의 ‘리턴 매치’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4선의 안철수 의원이 머스트잇 토토 행보에 시동을 건 가운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등의 출마설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오는 25일과 27일 부산과 대전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대선 패배 이후 지지층 민심을 달래기 위한 지난 18일 대구 방문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일명 ‘민심 투어’다. 안 의원 측은 통화에서 “대선이 끝나고 2주 동안 저희가 ‘도와 달라’고만 했지, 정작 인사를 못 드렸다”며 “강원도랑 호남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행보는 8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 의원은 당 주류인 옛 친윤(친윤석열)계와 각을 세웠던 비윤(비윤석열)계 수도권 중진이지만 지난 대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4인에 올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 운동에 앞장서면서 “안철수의 대변신(영남권 중진 의원)”이란 당내 호응을 얻고 있다.

대선 후보였던 김 전 장관과, 그와 최종 2인에 진출했던 한 전 대표도 머스트잇 토토 주자로 거론된다. 김 전 장관의 경우 지난 대선 보수 진영의 지지를 기반으로 최종 득표율 41.15%를 기록했던 만큼 머스트잇 토토 도전 시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은 대선 이후 별다른 공개 행보 없이 잠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김 전 장관 주변에서는 “이회창 전 총재, 홍준표 전 시장처럼 대선 직후에 머스트잇 토토을 잡는 게 수순”이란 말이 나온다. 다만 대선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문수 전 후보께서 그 문제에 대해서 아마 어떤 말씀도 하지 않으셨고, 또 그런 데 대해서 결정을 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대선 이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권 인사와 물밑 접점을 늘려가며 머스트잇 토토 출마설이 나왔다. 한 전 대표는 야권 내 강성 팬덤을 갖고 있는 인물로, 지난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온라인 방송을 통해 ‘당원 가입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한(친한동훈)계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의 차기 행보를 놓고 이견이 적지 않다. 한쪽에서는 한 전 대표가 머스트잇 토토을 잡은 뒤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다른 한편에선 대선 1년 만에 치러지는 내년 지방선거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다른 적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지방선거가 쉽지 않다고 해서 밖에서 보고만 있을 순 없다. 당에 들어와야 진정한 리더로서 위상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지난 총선에 이어 또 다시 지는 인상을 줘선 안 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지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에 참여했던 5선의 나경원 의원도 머스트잇 토토 주자로 거론된다. 대선 직후 치러지는 조기 전당대회인 만큼 새로운 인물보다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들이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나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 특별히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지난 대선 국민의힘 지지 선언을 했던 이낙연 전 총리, 손학규 전 대표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나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좀 더 넓게 새 집을 짓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될 것 같다”며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셨다면 우리가 정말 다시 집을 짓는 것도 함께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진·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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