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순매수하던 미국 주식, 5월 순매도 이어 이달 들어 매도·매수 팽팽

高밸류 상황에서 달러 약세·징벌적 세율 우려 겹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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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주식프리미어토토자들이 원/달러 환율 하락(달러 약세)과 미국의 배당소득 과세란 ‘이중고’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어토토자들은 올해 들어 꾸준히 미국 주식을 사들였지만 지난달엔 13억1085억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매수·매도를 놓고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모습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증시 프리미어토토는 폭발하고 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0조원에 육박한다. 전달보다 45% 이상 크게 증가한 것이다.

국내 프리미어토토자의 이 같은 엇갈린 선택은 무엇보다 두 증시 분위기가 뚜렷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7.3% 오르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1%, 1.5% 상승에 그쳤다.

그럼에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S&P500과 나스닥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23.1, 30.0으로 주요국 가운데 월등히 높은 것은 물론 최근 4년 평균(19.6, 26.9)보다도 높아 부담이 상당하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빠른 주가 상승에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1.3% 상승하며 PER이 10.5배로 주요국 가운데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에 위치해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여기에 4월 초 1480원을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하락(달러 약세)한 것도 미국 증시 프리미어토토 매력을 잃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가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겹치며 하락했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다시 상승하며 보합세로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중동발(發)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긴 호흡에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뛰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올해 들어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은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고 그 결과 안전자산 선호 상황에서도 미국 달러보다 금이나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는 염두에 둬야 한다. 권아민 NH프리미어토토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같은 자원수입국은 수입물가 상승과 통화가치 약세 간 연결고리가 강하다”며 “전쟁으로 인해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면 원화 약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학개미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배당소득에 대한 추가과세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One Big Beautiful Bill)’이라 명명한 국세법(Internal Revenue Code)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 있는 섹션899 조항에는 외국정부나 기업이 미국 기업이나 개인에게 차별적인 세금을 부과하면 이에 대응해 징벌적 세율을 최대 20% 포인트까지 인상할 수 있는 보복 조치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대로라면 현재 15%인 배당소득세율은 최대 35%까지 치솟는다.

한국은 섹션899가 명시한 차별 국가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본차익에는 과세를 하지 않아 당장 미국 주식 수요를 크게 떨어뜨리진 않겠지만 올해 들어 국내 프리미어토토자들이 미국 배당주 프리미어토토를 늘려왔단 점에서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 대표 고배당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순매수 금액은 올해 1분기 2억9260억달러에서 2분기 들어 현재까지 3억5999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