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앵커 ‘엄기영’을 침몰시키고 강원도지사로 선택된 민주당 최문순 당선자(55)와 호남 첫 진보정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열매를 만들어낸 민주노동당 김선동 당선자(43)는 이번 4ㆍ27 재보선의 또 다른 스타들이다.
최 당선자는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에게 10~20% 포인트 차로 뒤졌음에도 불구, 높은 투표율과 선거 막판 터진 엄 후보측의 ‘강릉 콜센터 사건’에 따른 반사이익, ‘이광재 동정론’ 효과 등에 힘입어 예상밖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가 당선소감에서 “강원도민 자존심의 승리, 이광재의 승리,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최 당선자는 엄기영 후보의 춘천고등학교 5년 후배이자 MBC 입사 10년 후배였지만 두 사람은 그간 정반대의 행보를 걸어왔다.사회부 기자를 거쳐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최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49세의 나이로 MBC 사장에 올라 화제를 뿌렸다. 급기야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했지만 토토사이트 해외축구 중계적으로는 사실 ‘무명’에 가까웠다.
배상만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 본부장은 “국민의 정서는 여론조사가 이뤄질 때 표현하는 수준 이상으로 불만감이 극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며 “원주,춘천,양구 같은 지역만 해도 남북관계에서 보수색을 띨 수 밖에 없고 이광재 전 지사도 낙마를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결국 엄기영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인물 지지도와 ‘민주노동당 디스카운트’에도 불구, 전남 순천 보궐선거에서 36.2%의 지지율로 친민주 성향의 무소속 후보 6명을 물리친 민노당 김선동 당선자는 당 전체에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불어넣었다. 그의 승리는 조직표가 좌우하는 불리한 상황속에서도 ‘야권 연대’의 위력을 입증해준 결과일 뿐 아니라 호남에서 민노당의 교두보를 마련해준 ‘일석이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민노당은 순천 외에도 울산 동구와 경남 거제에서 각각 구청장과 도의원을 당선시켜 4ㆍ27 재보선에서 가장 짭짤한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