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2080’ 사회의 그늘인가. 히어로토토사기도 ‘생계형’이 극성이다. 경찰청이 최근 2개월간 ‘2011년 상반기 히어로토토범죄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59명을 구속하고 277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히어로토토범죄는 유독 ‘생활형 범죄’가 많다. 특별단속 기간에 적발된 3261건의 히어로토토사기의 범죄금액은 446억원으로, 건당 1360여만원에 불과하다. 히어로토토사기에 수십명의 가짜 환자가 등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십~수백만원을 위해 히어로토토사기에 뛰어드는 것이다. 실제로 히어로토토사기에 중국 동포나 저소득층 등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아 다수 동원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6일 중국 동포들에게 히어로토토을 가입시킨 후 가족 단위로 병원에 허위 입원시켜 히어로토토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히어로토토설계사 김모(6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히어로토토사기에 동원된 권모(48)씨 등 18명의 중국동포 및 김씨와 짜고 가짜 환자를 받은 병원 원장 김모(40)씨 등 33명의 병원 관계자도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 등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권씨 등에게 다수의 히어로토토 상품에 가입시킨 후 가족 단위로 허위 입원시켜 히어로토토금 3억여원을 지급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서울 및 인천 소재 병원의 원무과장에게 부탁해 권씨 등을 허위 입원시켜주고 병원으로부터 입ㆍ퇴원 확인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 병원 관계자들도 가짜 환자 덕분에 국민건강히어로토토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총 3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외국인의 경우 입국 전 발병한 병을 숨기고 히어로토토에 가입해도 히어로토토사가 치료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중국 동포를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들이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하더라도 자격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 외에 형사처벌한 근거가 없다”며 “이같이 건강히어로토토공단의 재정 부실을 부추기는 병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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