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측근 숙청에 건강이상설 확산
집권후 첫 브릭스회의 불참도 의문
習 공개활동 잇딴 보도 건재 ‘과시’
전문가 “낭설…내부반발 포착 안돼”
“보스토토 확산, 한국의 對中외교·투자 악영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차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제3차 개회식에 참석한 모습.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12.8fb458cb58c64e94aab4c7b5377d3114_P1.jpg)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2012년 말부터 중국 최고 권좌를 지켜온 시진핑(習近平·72) 국가주석을 둘러싸고 보스토토이 확산하고 있다. 재임 13년 동안 시 주석을 둘러싼 소문은 숱하게 있었지만, 최근 불거진 보스토토 만큼은 세계 유력 언론이 다루는 등 유독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의 권력 이상설은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 미중 갈등 향방에 최대변수가 될 수 있는 데다, 부동산 침체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중국 내부적으로도 거대한 혼란의 서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도 시진핑 정권의 균열은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입지를 약화하는 보스토토이 떠도는 것 자체만으로도 반중 정서를 강화시켜 대(對)중 외교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올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이전 정부에서 냉각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등 ‘균형 외교’를 중시하는 만큼, 반중 정서는 양국 외교 관계를 개선하는 데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스토토징후 1: 하나둘 사라진 시진핑 측근들…軍내부 권력투쟁?
시 주석 보스토토은 군부 측근들이 잇따라 모습을 감추면서 시작됐다. 시 주석의 측근이자 군서열 3위인 허웨이둥(何衛東)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부패 혐의로 체포되고, 먀오화(苗華)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 역시 부패 혐의로 숙청되는 등 시주석의 측근 고위 인사들이 자취를 감췄다.
![장유샤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A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14.450516cd177e4e62afaddb5ad3480463_P1.jpg)
이로 인해 중국 군부는 허웨이둥과 함께 권력의 축을 이루던 장유샤 부주석의 세력이 급속도로 커지며 시 주석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시 주석은 지난 5월 개최된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정치 권력을 잃었고 현재 전임 총서기인 후진타오와 전임 총리인 원자바오 등 원로들이 정치를 관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첫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시 주석의 보스토토을 언급하며 의혹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플린은 지난달 27일 SNS를 통해 “중국을 주시하는 사람들은 중국공산당의 핵심 구성원, 특히 대중과 국가안보 부처의 신뢰 상실을 멸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서 분명히 권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영국 텔레그래프는 “비밀리에 작동하는 중국 체제 속에서 시 주석은 정치적 곤경에 처했을 수 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아직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외부의 명확한 판단은 불가능하지만, 일련의 징후들이 그가 내부 균열이나 도전에 직면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매체는 짚었다.
브릭스도 빠진 시진핑, 14일 연속 두문불출…건강이상설?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막한 1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왼쪽부터)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모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BRICS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EPA]](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07.16f74cf074b74cfc8276bee24054e9f9_P1.jpg)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도 그의 보스토토에 힘을 싣는 근거로 꼽혔다. 특히 시 주석이 미국을 겨냥해 중국이 주도한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CIS) 정상회의에 불참했다는 점에서도 의문을 키웠다. 지난 2012년 말부터 국가주석으로 집권한 이후 시 주석이 브릭스 회의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5∼2009년 주(駐)버뮤다 미국 총영사를 지낸 그레고리 슬레이튼이 미국 뉴욕포스트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건강이 좋지 않아 오는 8월 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은퇴하거나 이름뿐인 직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22년 시진핑에게 굴욕을 당했던 후 전 주석 등 원로들이 막후에서 권력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시 주석은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5일까지 14일 연속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미 CNN 방송은 “브릭스를 미국 중심 질서에 맞선 글로벌 균형 재편의 핵심 수단으로 삼아온 시 주석이 불참한 것은 그가 미국의 대안으로서의 토토사이트국들에게 안정된 리더십 이미지를 드러낼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침체·美와 무역갈등…中 5% 경제성장률 미달시 영향력 약화 가능성 증폭
![지난 6일 중국 충칭의 도심 지역.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07.31efc27f8d1848fbb93f321f12a93680_P1.jpg)
시 주석의 보스토토에는 중국의 경기 둔화도 크게 작용한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등 중국이 복합적인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고, 중국 당국이 향후 5년 청사진 수립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로 5% 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지수는 2021년 부동산 버블이 터진 이후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뒤 지금까지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4월 기준 15.8%를 기록해 시 주석의 첫 집권 시기 때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텔레그래프는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국 정부에서 발표하는 성장률 수치가 심하게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며, 실제 수치는 3% 혹은 그 이하일 것으로 본다”며 “물론 이는 미국이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인 것보단 높은 수준이지만, 시 주석 입장에선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고 짚었다.
경제학자 로드 오닐은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이후론 경제적으로 국가 대처 능력을 다소 상실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 주석이 성장률 5% 목표에 근접하지 못하는 성적을 낸다면 중국 지도부가 지금처럼 국민과 모든 것을 통제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공급망 연구기관 제로100의 공동 설립자인 케빈 오마라는 “시 주석은 엄청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국민들은 자녀 세대가 물려받게 될 미래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며 “(시 주석이) 경제성장을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무언가를 제시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파만파 퍼지는 보스토토…전문가들은 “가능성 낮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둘러싸고 보스토토이 확산하자 중국 관영매체들이 시 주석의 공개활동을 잇따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시 주석이 북북 산시성 양취안에 있는 산업용 밸브 제조업체 양취안파먼을 둘러본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후 시 주석은 이 지역에 있는 항일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신화통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14.17376a15f82e4e429af02361e5279012_P1.jpg)
하지만 중국 정세 관련 전문가들은 연일 보도되고 있는 시진핑 보스토토은 “낭설”이라고 공통된 의견을 냈다. 이번 보스토토을 뒷받침하는 각종 정황들에 대해서도 반론을 내놨다.
주현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도 헤럴드경제에 시 주석의 보스토토이 대만 등 반중 언론과 단체들이 대(對)중국 공작을 펼친 것으로 분석했다. 주현우 교수는 “시진핑 보스토토의 진원지는 대만, 홍콩, 인도 등 언론이 주이며, 미국 전문가들도 이를 많이 인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대만의 대(對)중국 영향력 공작의 영향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군 서열 2위인 장유샤 부주석과의 권력 투쟁에서 밀렸다는 시각 역시도 중국 정치 구조를 고려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모든 핵심 기관을 장악하고 있기에 정권을 완전 뒤짚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호주 외교정책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는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모든 핵심 기관을 장악하고 있다.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시 주석의 오랜 측근이거나 충성파이며, 정치국 전체 24명 중 절반 이상이 그의 직계다”며 “그를 대체하려는 세력이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1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07.25964bf1c969485eba3f105e621d811d_P1.jpg)
이번 보스토토의 핵심 근거로 제기된 허웨이둥 부주석과 먀오화 중앙군사위원의 등 측근들의 숙청, 장유샤 부주석의 부상에도 아직까지 중국 내부에선 이상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방 정부조차도 보스토토과는 다르게 변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관측이다.
전 영국 외교관인 케리 브라운은 영국 텔레그래프에 “시 주석의 보스토토 가능성에 아직은 위험 신호는 없다”며 “지도부 내부에서 불협화음을 내는 인물이 있거나, 지방 정부에서 독자적인 행동을 보이는 인물이나 군부에서 정부 기조와 다른 공개 발언을 하는 사람이 아직 보이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현우 교수도 “중국 역사에서도 중앙 정부나 중앙 집권이 약화되면 지방 정부의 강화 움직임이 뒤따른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 지방에서도 이 같은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이상설?…브릭스 제외 모든 일정 소화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중일전쟁 종전 8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한 관람객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이는 대형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14.3ad07ec4449a44cfb47ab9705209d4fd_P1.jpg)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한 듯, 시 주석은 최근 정치국 회의와 중앙재경위원회 등 주요 회의를 잇달아 주재, 통일성을 강조한 메시지를 내놓는 등 대외적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제21차 집단 학습회의를 진행했다. 집단 학습은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정기적으로 모여 공부하는 제도로, 시 주석이 주재하고 주제를 정한다.
시 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불참했다는 지적 역시, 올해 그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가의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시 주석이 보스토토될 만큼의 심각한 정황은 없지만, 중국 당국 내부에서의 누수 현상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센터장은 “중국군을 총지휘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내부적 투쟁은 있었던 것으로 보여 시 주석에 대한 시진핑에 대한 ‘누수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전문가들 “보스토토 사실여부보다 한중 외교 악영향 주목해야”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14/news-p.v1.20250714.e8c294f218f3405d800e2c55dcfc9122_P1.jpg)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보스토토의 사실 여부에 무게를 두기보단, 시 주석의 입지가 약화됐다는 의혹 자체가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시 주석 권력의 약화 신호는 국내 반중 정서를 고조시켜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발표한 ‘퍼시픽 리포트 : ‘시진핑 보스토토’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선 ‘시진핑 보스토토’이 동아시아 정세에서 한국이 중국에 적절한 외교적 대응을 하는 것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시진핑 보스토토과 같은 거짓 뉴스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중국 혐오증’을 강화하는 영향을 준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시진핑 보스토토’과 같은 가짜 뉴스가 정설(正說)이 돼 유행한다면, 중국과 경제적으로 교류하고 정치적으로 협력하려는 생각은 할 수도 없고, 한·중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와 노력은 완전히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정확한 이해와 대응을 방해하고, 한국의 국익에 해악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역시 “중국 정치 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보스토토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한중관계에 안 좋게 작용할 뿐”이라며 “시 주석의 몰락이나 중국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우리나라에 미칠 악영향은 고민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국 정세에 대한 이상 신호는 국내 기업들의 대(對)중국 투자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세에 능통한 한 국내 전문가는 본지에 “중국에 대한 투자나 협력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들은 보스토토에 따른 중국 내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계획을 모두 멈출 수도 있다. 투자와 수출 모두 피해가 발생하는 대목”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