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2080’ 사회의 그늘인가. 토토사이트 공지도 ‘생계형’이 극성이다. 경찰청이 최근 2개월간 ‘2011년 상반기 보험범죄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59명을 구속하고 277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보험범죄는 유독 ‘생활형 범죄’가 많다. 특별단속 기간에 적발된 3261건의 토토사이트 공지의 범죄금액은 446억원으로, 건당 1360여만원에 불과하다. 토토사이트 공지에 수십명의 가짜 환자가 등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십~수백만원을 위해 토토사이트 공지에 뛰어드는 것이다. 실제로 토토사이트 공지에 중국 동포나 저소득층 등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아 다수 동원되고 있다.

겨울이면 고의 교통 사고

치료비 챙겨 생활비로 사용

3500만원 챙긴 14명 적발

서울 광진경찰서는 26일 교통사고를 가장해 토토사이트 공지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임모(50) 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임 씨 등은 지난 2007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내 토토사이트 공지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총 5차례에 걸쳐 3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 등 14명은 남양주 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일하는 머구리로, 겨울마다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머구리는 심해나 깊은 강, 저수지 등에서 해삼이나 다슬기 등 각종 해산물을 잡는 잠수부로, 겨울에는 강이 얼거나 해저 기온이 떨어져 일감이 없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7년 11월 하남 시의 한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치료비 등 명목으로 지급된 토토사이트 공지금 800만원을 나눠가졌다.

이후 이들은 매년 겨울이면 만나 같은 수법의 범행을 저질러 한 번에 500만∼800만원의 토토사이트 공지금을 타냈다.

토토사이트 공지를 통해 손쉽게 적지 않은 돈을 타낼 수 있었지만 이들은 추가 범행에 대한 유혹을 잘 이겨냈다. 임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생계를 위해 벌인 일이라 한 사람당 100여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토토사이트 공지가 매년 겨울 하남 시 일대에서 잠수부들이 피해자인 교통사고가 한 차례씩 신고되는 점이 이상하다며 수사의뢰를 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m.com